찰스 로버트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살아남은 종이 가장 강한 것도 아니며 가장 현명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먹이사슬 최상위 계층에 있었던 공룡은 멸종했지만 바퀴벌레는 살아남았다. 이 같은 자연계 생존법칙은 산업계에도 그대로 투영된다.
과학기술과 산업 트렌드가 급변하는 세상에서 현재에 안주하는 기업은 십중팔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필름회사 코닥과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 사례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잠시 한눈을 팔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놓일 수 있다. 100년 이상 사업을 유지하는 글로벌 기업의 공통점은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미래 먹거리를 끊임없이 탐색한다는 점이다.
광주를 보자. 광산업은 광주 대표 전략산업 가운데 하나다.
광통신, 레이저, 적외선렌즈, LED로 대변되는 광산업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ICT기술이 집약된 미래산업 아이템이다. 광산업은 자동차, 조선, 농업, 의료, 전자 등 타 업종과 접목이 용이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산업영역이다.
10여년 전 광주첨단산단에 둥지를 튼 광산업은 광주 산업지도를 바꿨다. 황무지나 다를 바 없던 첨단산단 일대는 광주과학기술원과 한국광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중소기업이 몰리면서 지역산업 허브로 성장했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광산업클러스터가 잘 짜인 곳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 후난성 바오징현 루시앙롱 당서기장과 마마두 은자이 주한 세네갈 대사가 벤치마킹 차원에서 광산업클러스터를 방문했다. 세네갈과는 ‘LED·광통신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세네갈형 광주광산업인프라가 구축되면 수백억원 규모 부가가치 창출도 기대된다.
첨단산단에는 400곳이 넘는 기업이 창업해 실리콘밸리 성공모델을 꿈꾸고 있다.
물론 어려움도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의 거센 추격 등으로 업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기술력 없이 단순 조립형태 비즈니스모델은 결국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과감한 변화와 체질개선을 위한 도전정신이 필요할 때다.
최근 광주는 변화의 기회를 맞고 있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에 한국전력, 한전KDN 등 공공기관이 이전한데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도 개관했다. 친환경자동차 생산도시 메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도 문을 열었다.
대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중소기업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유기적 공조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전력과 에너지밸리기술원과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광산업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광주광산업은 10년 넘게 기술력과 레퍼런스, 인적 네트워크를 축적해 왔다. 광주가 가진 최고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광주광산업 발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앞으로 광 융·복합 신산업을 발굴하고 국비확보에도 주력해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할 계획이다. 산·학·연·관·민 모두가 손잡고 지혜를 모은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확신한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imyoon8914@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