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업계가 ‘청음’을 앞세워 전용 체험공간 마련에 나섰다. 소위 ‘목 좋은 곳’을 골라 오디오 주 소비층인 2030세대를 겨냥했다. 청음뿐만 아니라 음악과 관련한 공연 콘텐츠도 제공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아이리버는 6일 서울 한남동에 복합문화공간 ‘스트라디움’을 개장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제품 청음과 공연, 전시, 감상회 등의 프로그램을 갖췄다. 이름은 명품 현악기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극장, 음악당을 표현한 ‘오디움’을 합성해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자사 하이파이 오디오 ‘아스텔앤컨’ 등을 마련, 개별 또는 단체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단순 제품체험뿐 아니라 음악에 얽힌 이야기와 같은 여러 콘텐츠도 접할 수 있도록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 음악감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레코딩 스튜디오는 영국 런던 애비로드, 일본 도쿄 빅터 등 유명 스튜디오를 설계했던 샘 도요시마가 설계·감수했다.
체험은 오디오 업계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독일 젠하이저는 지난해 서울 혜화동에 마련한 ‘젠하이저 뮤직카페’를 소비자와 만나는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로 입지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은 물론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제격이라는 평가다.
250㎡ 규모로 보급형부터 백만원 이상 고가 모델까지 청음과 제품 대여가 가능하다. 응치순 젠하이저아시아 사장이 서울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직접 사업을 지휘했다. 젠하이저는 이곳에서 제품 판매와 청음회는 물론 인기가수 미니 콘서트 등 체험형 콘텐츠를 마련하고 있다.
미국 보스를 유통하는 세기AE는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최근 재단장했다. 독립된 공간마다 제품을 마련해 청음이 외부 소음에 방해받지 않도록 했다. 세기AE 관계자는 “2030세대와 여성 소비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청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았다”고 소개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청음시설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문을 연 서울 잠실동 월드타워점에 18.1㎡와 19.8㎡ 청음실을 각각 2개, 1개 마련했다. 접합유리와 내부 벽면 방음필름을 사용, 이웃 청음실에서 음악
감상이 방해받지 않도록 시공했다. 이곳에는 14개 브랜드 50여종의 오디오와 14개 브랜드 150여종 헤드폰이 마련돼 국내 양판점 중 최대 규모 오디오 매장을 갖췄다.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스트라디움은 음악이 주는 재미, 기쁨, 열정, 휴식, 감동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대표적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