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회사 전산장애가 지난해 하반기 91건에서 올 상반기 161건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장애 60%는 개발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40%는 운영자의 작업 오류로 발생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위원장 이해선)가 6일 서울사옥에서 증권·선물회사 민원 분쟁 담당자 및 IT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산장애 관련 투자자보호,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산장애 발생 원인 및 예방법에 대한 주제 발표자인 이치형 코스콤 품질관리부장은 “종합적인 예방·대응 체계를 갖춰 전산장애를 예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 발견 즉시 신속한 초기대응으로 장애의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창현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산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범위에 대해 “전산장애로 인해 수익기회를 상실한 경우 기존에는 손해배상 대상이 아니라고 보거나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으로 처리했던 경향이 있다”며 “수익기회 상실로 인한 손해도 재산상 손해로 인정하되 기회상실 가능성 정도를 비율적으로 추산해 손해액을 계산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수익기회 상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장애 당시 투자자의 처분의사가 구체적으로 표명된 경우로 한정함으로써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기관의 책임을 합리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해 주목된다.
한편 이해선 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HTS·MTS 등 전자 증권거래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하면 피해보상 문제뿐만 아니라 거래 안정성 훼손으로 자본시장의 기반인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 및 전산장애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함으로써 투자자 보호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