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메이플세미컨덕터, 탄화규소 반도체 소자 개발 성공

정부 출연연과 전력반도체 기업이 손잡고 전력반도체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박경엽)과 메이플세미컨덕터(대표 박용포)는 최근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는 탄화규소(SiC)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KERI와 메이플세미컨덕터가 개발한 전력반도체 ‘1700V-20A SiC 다이오드’ 시제품 웨이퍼(왼쪽)와 ‘1700V-20A SiC 다이오드’ 시제품 패키지.
KERI와 메이플세미컨덕터가 개발한 전력반도체 ‘1700V-20A SiC 다이오드’ 시제품 웨이퍼(왼쪽)와 ‘1700V-20A SiC 다이오드’ 시제품 패키지.

이 기술은 ‘1700V-20A급 SiC 쇼트키 다이오드’로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크리(Cree)만이 유일하게 상용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KERI와 메이플세미컨덕터가 개발한 소자는 크리가 상용화한 동일 소자에 비해 크기는 절반이고 전력 소모는 20%에 불과하다.

KERI는 자체 쇼트키 금속 공정 최적화 기술과 새로 개발한 고전압 특성 향상을 위한 독자적 구조(특허출원 중)를 결합, 이 같은 전력반도체 신기술을 구현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이 기술을 공식 이전받아 올해까지 양산 공정 최적화와 신뢰성 검증을 거쳐 내년 본격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용포 사장은 “1700V-20A급 SiC 쇼트키 다이오드를 상용화하게 되면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강인호 KERI 전력반도체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정부 출연연과 기업이 협력해 국내 전력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최신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성공 사례”라며 “차세대 전력반도체 분야 선도국으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ERI는 1999년부터 SiC 전력반도체 개발을 시작해 현재 국내외 특허 40여건을 보유한 대표적인 SiC 전력반도체 연구기관이다. 고가 고온·고에너지 이온주입 장비를 도입해 전력반도체 핵심공정을 국산화하는 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SiC 전력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고 실리콘 소자로는 작동할 수 없는 150℃ 이상 영역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전력 손실이 적다는 특성 때문에 높은 에너지 효율이 필요한 그린카 인버터나 컨버터, 태양광 발전소 인버터 등 신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은 약 170억달러 규모다. 이 중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14년 기준 1억5000만달러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전력반도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SiC 전력반도체는 그린카 등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연평균 37%씩 급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11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2014년 SiC 전력반도체를 모델 ‘프리우스’에 적용해 주행거리 향상을 확인했다. 국내 자동차 업체도 그린카 적용을 위한 SiC 전력반도체 연구를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