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 비교해 이러닝 선진국이다. 이러닝발전법, 사이버 대학을 가진 나라다. 중남미나 동남아시아를 방문한 이러닝기업 관계자를 만나면 하나같이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고 한국 이러닝 기업이 가서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해외 진출을 위한 실무 업무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교육 주무부처 문제다.
우리나라는 교육부문 공적 개발원조사업(ODA)에 적극적이다. 개발도상국에 교육성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산업을 해당 국가에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산업계 요청에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교육부는 ‘정부 할 일이 기업 장사를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며 일관된 답변을 한다. 해외 진출 시 대기업 하도급이 아니라면 직접 진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실낱 같은 기회인데 일말의 여지조차 주지 않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사교육’이라는 어휘의 칼을 휘두를 때마다 이러닝기업은 한낱 ‘장사치’가 되고 만다. 최첨단 스마트교육 기술 기업을 두고도 사교육 딱지를 떼지 못하는 교육부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고 1년 2개월이 지났다. 교육부는 변한 게 없다. 노무현정부 때 나온 업계 불만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표까지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말 그대로 세일즈 외교다.
교육부가 이러닝 기업을 나몰라라 하는 동안에 해외 기업은 앞다퉈 교육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개발도상국 교육시장은 MS,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대기업이 타깃이다. 이들은 개발도상국 이러닝시장을 ‘이머징마켓’으로 부른다. 교육과 IT가 결합한 에듀테크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창업 분야다. 교육산업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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