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식품, 식탁에 알게 모르게

유전자변형식품, 식탁에 알게 모르게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세계적인 식량 수요 급증과 더불어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원래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작물(GM작물)이 환경에 주는 효과와 경제적 이득을 이유로 개발 진행 중인 가운데, GM작물 재배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랑스 칸 대학 길레스-에릭 세라릴리 분자생물학과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GM작물을 섭취한 암컷 쥐는 70%까지 일찍 죽어 대조군의 20%보다 높은 조기 사망률을 보였다. 이는 유방암과 간․콩팥 손상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GM옥수수 재배를 위한 몬산토사의 라운드업 레디(RR) 콩 GM종자를 심을 때의 제초제․농약 사용으로 불임, 암, 파킨슨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운드업’을 비롯한 범용 농약 3종이 인체에 암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발표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라운드업’은 ‘거의 확실한 발암성’ 범주로, 다른 두 종류의 살충제인 말라티온과 다이아지논도 ‘발암 가능성’ 범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관계자는 “그러나 농약 살포 인근 지역에 사는 경우나 가내 경작 또는 음식물 섭취 등으로 ‘글리포세이트(라운드업의 주성분)’ 제초제에 노출되지만 관측된 수준은 낮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관측된 수준은 낮아도 발암물질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제초제 저항성 GM작물을 재배할 때 예상되는 다른 문제 하나로 지적받는 것은 저항성 유전자가 non-GM작물이나 유연관계가 있는 야생종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항성 유전자가 화분을 통해 3km까지 이동해 비저항성 개체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이러한 제초제 저항성 GM작물이나 잡초에서 근연종이나 감수성 잡초로의 저항성 유전자 이동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몇 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국제생명공학응용정보서비스(ISAAAA)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세계 GM작물 재배면적은 1억8,150만 ha(한반도 면적의 8.2배)로 2013년보다 620만 ha 증가했다. 재배 국가는 28개국으로 이 중 20개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서 GM작물 재배면적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GM작물이 2011년 780만 톤의 수입량에서 2014년 1082만 톤으로 39%가 증가했다. 옥수수와 콩이 대부분이고 면실유(목화씨 기름)와 캐놀라 등도 수입되고 있다.

수입된 식용 GM옥수수는 전분과 물엿, 식용유 등으로 가공돼 술과 과자, 음료 등에 쓰이며 GM콩도 간장과 요구르트, 식용유, 마가린 등에 들어간다. GM콩으로 고추장과 된장, 두부를 만들면 GM 표시를 해야 하지만 식용유와 간장은 표시하지 않아도 돼 구분이 어렵다.

GM작물에 유해성이 없다는 주장도 많지만 현재 제기된 문제점 외에 어떠한 질병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생태계를 보전하고 국민의 안전한 밥상을 지킬 수 있는 방안과 정확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