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 동안 국내에 출원된 문자상표 중 한글상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날을 맞아 7일 특허청이 조사·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자상표 중 한글상표 비중은 2010년 29.0%에서 2015년 상반기 34.2%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한글상표 비중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상표분야에서 점차적으로 한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긍정적 현상이라는 게 특허청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출원된 문자상표 중 한글상표 비중은 30.5%(29만4156건)로 영문 등 로마자상표 50.3%(48만4990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영문 상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거래사회에서 수요자에게 미치는 영어 표기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10년간 출원된 한글상표를 상품·서비스업별로 살펴보면 요식·숙박업이 3만3166건(11.3%)로 가장 많았다. 광고업/기업관리업/도·소매업이 2만9191건(9.9%), 커피·차·쌀·곡물가공품이 2만981건(7.1%)으로 그 뒤를 이어, 주로 식당과 음식, 광고업, 유통업 분야 등에서 한글을 표장에 활용하는 추세가 눈에 띄었다.
출원인별로 살펴보면 개인출원은 한글상표가 14만4425건(41.7%)으로 로마자상표 11만7694건(34.0%)보다 더 많은 반면, 법인출원은 한글상표 14만9648건(30.2%), 로마자상표 25만2754건(50.9%)으로 로마자상표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출원에서 로마자상표 비중이 높은 것은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진출 우리기업 브랜드에 대한 외국 수요자 인식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내국인출원은 한글상표가 28만3749건(38.7%), 로마자상표가 28만1945건(38.5%)으로 한글상표와 로마자상표 비중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내국인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거래사회에서 로마자상표가 가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출원은 한글상표가 2010년 4.4%에서 2015년 상반기 4.9%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한글상표의 필요성을 점차 인식해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년 출원된 한글상표의 예를 들면, 식품류에 ‘꽃다인’, ‘산초롱’, ‘꿈여울’, ‘초록마루’, 요식업에 ‘마시쏭’, ‘해달자락’, ‘꿀까닭’, ‘하누애뜰’, 화장품류에 ‘미소지기’, ‘우아누리’, ‘여움’, ‘꿈의 끝자락’ 등이 있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한글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표출원에서 한글상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실정”이라며 “부르기 쉽고 친근하면서도 세련된 한글상표를 통해 제품 인지도와 상표 가치를 높이고 우리 조상의 유산인 한글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P노믹스=신명진기자 mj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