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상표 비중, 로마자 상표에 크게 못 미친다

국내 출원된 문자 상표 중 한글 상표 비중이 점차 늘고 있으나 로마자 상표 비중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이 7일 발표한 ‘한글 상표 출원 동향’에 따르면 최근 6년(2011~2015년 상반기)간 총 19만3952건이 출원됐다.

문자 상표 중 한글 상표 비중은 2010년 29.0%에서 2011년 30.0%, 2012년 30.5%, 2013년 31.4%, 2014년 34.1%, 2015년 상반기 34.2%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외국어가 범람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상표 분야에서 점차적으로 한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10년(2006~2015년 상반기)간 출원된 문자 상표 전체(96만3250건)로 보면 한글 상표 비중이 30.5%(29만4156건)로, 영문 등 로마자 표기 상표(50.3%, 48만4990건)에 크게 못 미친다. 아직은 표장으로서 한글 상표보다 로마자 상표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10년간 출원된 한글 상표를 상품·서비스업별로 보면 요식업·숙박업이 11.3%(3만3166건)로 가장 많다. 광고업·기업관리업·도소매업 9.9%(2만9191건), 커피·차·쌀·곡물가공품 7.1%(2만981건)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 출원은 한글 상표(41.7%)가 로마자 상표(34.0%)보다 더 많은 반면에 법인 출원은 로마자 상표(50.9%)가 한글 상표(30.2%)를 크게 웃돌았다.

법인 출원에서 로마자 상표 비중이 높은 이유는 기업 해외 진출이 크게 늘면서 우리 기업 브랜드에 대한 외국 수요자 인식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내국인 출원은 한글 상표 비중(38.7%)과 로마자 상표 비중(38.5%)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는 내국인이라 하더라도 거래 사회에서 로마자 상표가 가진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 출원 중 한글 상표 비중은 4.5%로 매우 낮았다.

최규완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한글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상표 출원에서 한글 상표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은 실정”이라며 “꾸준한 한글 상표 관리로 제품 인지도와 상표 가치를 높이고 우리 조상 유산인 한글을 보존·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