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주된 용도 중 하나로 자가촬영(셀프카메라·셀카·셀피)이 인기를 끌면서 카메라모듈 성능도 이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화질이 좋고 선명한 사진보다는 깨끗한 피부 표현과 단체 사진을 위한 넓은 화각, 얼굴 인식 등 ‘셀카’ 맞춤형 기술 적용이 보다 매력적인 구매 요소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은 최초로 전면부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했다. 각각 120도와 80도 화각을 가진 500만화소 카메라모듈 조합으로 단체 셀카를 찍을 수 있는 광각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
3D 이미지 촬영이나 원근감 부여, 이미지 합성 등 별도 기능은 없지만 셀카 편의성을 위해 120도 광각 모듈 하나를 더 추가한 것이다.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모듈 일반적 화각은 65~80도. 단독 셀프사진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지만 단체 ‘셀카’를 찍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90도부터는 보통 광각렌즈로 분류된다.
화각은 카메라로 포착하는 장면 시야각을 의미하는 수치로 클수록 한 화면에 더 넓은 장면을 담을 수 있다. 화각을 넓히려면 렌즈와 이미지 센서 사이 초점 거리를 줄이거나 이미지 센서 크기를 키우면 된다. 하지만 얇고 작은 크기를 유지해야 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특성상 물리적 한계가 있다. 또 화각이 넓어지면서 발생하는 사진 왜곡현상도 문제다. 광각렌즈는 시원하고 넓은 화면이 장점이지만 결과물이 둥글게 나오는 단점이 있다. 화각이 넓어질수록 왜곡도 커진다.
LG전자 관계자는 “전면부에 탑재하기 위해 작은 모듈 크기를 유지하면서 120도 화각을 구현하는 데 상당한 기술력이 적용됐다”며 “셀프카메라 성능을 중요시 하는 요즘 소비자 사용 패턴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갤럭시노트4와 중저가 모델 등에 탑재한 ‘와이드 셀피(셀프샷)’ 기능으로 단체 셀프 사진 편의성을 높였다. 전면카메라 화각이 90도에 달하고 파노라마 방식을 응용해 120도 화각까지 구현 가능하다.
삼성은 지난해 중화권에 출시한 갤럭시A 시리즈에 90도 화각 500만 화소 전면카메라를 처음으로 탑재하고 와이드 셀피를 비롯한 다양한 셀프 사진용 부가 기능을 넣었다.
LG전자도 손을 폈다가 주먹을 쥐는 것만으로 셀카가 찍히는 제스처 기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에서는 오포(OPPO)가 1600만화소 카메라가 앞뒤로 회전하는 ‘N3’를 선보여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었다.
업계는 복잡한 성능보다는 소비자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셀카 기능이 카메라 모듈 기술을 한동안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메라모듈 업계 한 관계자는 “셀피는 2013년 옥스퍼드 올해의 단어에 선정될 정도로 스마트폰 핵심 용도로 자리 잡았다”며 “셀카에 특화된 카메라 모듈은 물론이고 다양한 부가기능이 연이어 개발되면서 셀카봉을 사실상 대체해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