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송]‘시장성’과 ‘응용성’ 갖춘 녹색기술이 세상을 바꾼다

“뛰어난 신기술도 좋지만 많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시장성을 갖춘 기술이 필요합니다.”

녹색기술분야 벤처투자자와 대기업 담당자는 중소기업 기술이 현재 시장 수요를 가졌는지, 나아가 다른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인지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벤처투자자는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시장성에 주목했고 대기업 담당자는 해당 기술의 자사 적용 차원에서 응용성에 관심을 높게 가졌다.

서울산업진흥원(SBA)·녹색기술센터·전자신문이 지난 8일 광화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개최한 ‘2015 녹색기술 콘퍼런스&기술설명회’에서는 에너지·환경 분야 중소기업 핵심 보유기술에 대한 가치와 성장가능성이 집중 논의됐다.

20개 녹색중소기업과 10여명 전문심사위원이 참가한 기술설명회에선 신기술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빠르게 진행돼 관심을 끌었다.

심사위원 이목은 기술 시장 가능성에 모아졌다. 현재 개발단계에 있는 기술보다는 개발이 완료되고 실증 실적까지 보유해 곧 상용화를 앞둔 기술에 질의가 몰렸다. 기술 참신함과 차별성은 기본, 여기에 시장이 해당 기술을 요구하고 있는 지가 주요 판단 기준이었다.

환경 기업인 거산은 태양광 지하수 추출 기술로 심사위원은 물론 이날 수출상담회를 위해 초청돼온 중국 바이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태양광과 지하수 추출기를 결합한 개념도 참신했지만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물 부족 개도국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인도 정부 등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날개 없는 선풍기를 선보인 윈드앰프는 원천 기술인 기류증폭장치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심사위원은 날개 없는 선풍기는 이미 시중에 있는 제품이지만 두 개의 팬으로 발생하는 바람을 마주보게 해 압력을 높여 송풍효율을 높인 원천기술 응용성에 주목했다. 기류증폭장치 주요 응용분야는 에어컨 실외기, 인터넷데이터센터 공조시스템 등으로 최근 냉각용 전력사용량이 커지는 추세에 활용도가 클 것으로 봤다. 사업 초기부터 별도 변리사를 둬 원리 특허에 대한 보호에도 힘 쓰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제품 개념을 뒤바꾼 기술에도 주목했다. 휠코리아는 태양광으로 실내조명을 대체하는 자연채광기술로 큰 관심을 끌었다. 광 덕트와 광 섬유 등을 이용해 자연채광으로 지하주차장 등 조명을 대체하는 기술로 기존 조명 틀을 깨고 별도 에너지 소비가 없다는 점이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지하철 역사와 대형 건물 등 실제 적용사례까지 있어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심사위원들은 기술 경쟁력과 함께 기업의 현재 경영현황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영업에 참여하는지 여부와 선보인 기술 이외에 다른 사업 분야가 있는지, 다른 수출실적을 갖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한 심사위원은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업 자생력이 중요하다”며 “녹색 분야처럼 이제 막 열리는 시장분야는 기업이 기존 캐시카우(주력 현금확보 사업)를 보유하고 수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것이 핵심 역량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설명회에서 에너지 분야는 휠코리아가 최우수상을, 환경 분야는 축산혈액처리 기술을 선보인 나눔이 우수상을 받았다.

한편, 함께 진행된 수출상담회에서는 세화산업사와 지우이엔이가 각각 화장장 기술과 토양오염방지 기술로 중국 진황도시해도화장장용품유한공사, 구이저우덕윤환보산업유한공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성ENG도 우수처리재이용 기술로 베이징열화에너지과기유한공사와 기술이용 및 공동협력 계약을 맺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