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후각과 유사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는 고성능 전자코가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대와 공동으로 고성능 바이오나노전자 코(Bionano-electronic Nose)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권오석 생명연 전임연구원, 송현석 기초지원연 선임연구원, 박선주 삼성전자 책임연구원(개발 당시 서울대), 박태현·장정식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팀은 그래핀 마이크로 패턴 트랜지스터와 여러 종류 인간 후각 수용체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인공후각을 재현했다. 이 전자코는 특정 냄새분자와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후각 수용체를 부착해 여러 가지 냄새를 한 번에 인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후각 수용체 두 개를 우선 적용했다. 두 가지 냄새를 동시 판별할 수 있다. 정밀도는 페타급인 1000조분의 1(10-15)까지 구별 가능하다.
인간은 390개 후각 수용체를 갖고 여러 냄새를 한 번에 맡아 판별할 수 있다. 정밀도는 10억분의 1인 ‘PPB’ 수준이다.
이 전자코는 재활용이 안되지만 센서 기간은 최소 1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이 확인됐다. 또 0.5V 정도 저전력으로 작동된다.
이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 9월 24일자에 게재됐다.
권오석 생명연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전임연구원은 “기초단계이기에 반도체 그래핀 패턴 기술로 대량화가 가능한지 따져봐야 상용화를 거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석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질환표적기능연구팀 선임연구원은 “인간 후각시스템에 더욱 가까운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현재 기술로 불가능한 인간 후각 코드화와 표준화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