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 리튬이온배터리 셀 공급 가격 공개
■ GM의 중장기 전기차 전략 및 가격 전망 제시
■ LG화학, 극한의 원가절감 목표를 통한 전기차시장 선점 전략 추진
GM은 지난 10월 1일 기업설명회(IR)에서 자사 주력 전기차EV 볼트Bolt에 채용 예정인 LG화학의 리튬이온배터리 셀 공급 가격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BtoB거래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Cost는 대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이것은 일종의 파격으로 볼 수 있다.
이 자리에서 GM은 2016년 10월부터 판매예정인 Bolt EV의 배터리 셀 가격이 1kWh(킬로와트시, 에너지단위)당 145$이며 이 가격은 2019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이후에는 추가적인 가격 인하로 2022년에는 1kWh당 100$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발표 내용도 물론 놀랍지만 GM이 통상의 관례를 깨고 구체적인 숫자를 발표한 이유가 더 궁금한데 그 속내를 몇 가지 추측해 보았다.
첫째로 VW(폭스바겐)사태로 촉발된 디젤중심 유럽자동차 진영의 위축에 발 맞추어 전기차의 저변확대가 기정사실화되고 그러한 메가트렌드 전환의 한가운데에 서고자 하는 GM의 의욕이 이번 공개의 이유로 생각된다.
둘째로 테슬라 그리고 애플과 구글로 대표되는 전기 자동차시장의 강력한 도전자들과 견주어도 기존 자동차Maker인 GM이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갖췄음을 알림으로써 전기자동차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이를 위하여 배터리maker들에게 가격 드라이브를 걸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 여기서 GM의 발표로부터 전기자동차 셀, 팩의 가격에 대해 알아보자.
위의 표로부터 알 수 있듯이 1회 충전하여 360km이상을 주행하는 EV Bolt의 배터리 팩 예상가격은 약 12,000$로 전체 차량가격인 30,000$+의 1/3정도이다. 30,000$대의 EV는 보조금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서 기존 내연기관(ICE) 자동차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자동차 Maker로서는 전기자동차로 바람직한 미래의 그림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maker들에게는 이번에 GM이 공개한 1kWh당 145$이라는 셀 가격에 대해 보다 정확한 확인과 냉정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물론 LG화학이 자동차용 배터리 셀로 Pouch(봉투형) type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Prismatic(각형) type을 채택하고 있는 셀maker보다는 가격 면에서 유리하기는 하지만 과연 저 정도의 가격으로 profit이 확보되는지 살펴보아야겠다.
여러 자료를 종합하여 LG화학의 셀 Cost를 추정하면 아래와 같다.
2015년 현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납품되는 자동차용 리튬이온 셀의 판가는 일반적으로200~270$/kWh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GM에 의해 공개된 145$/kWh라는 놀라운 수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료비(59.1%)와 간접비(~38%) 양쪽 모두 획기적인 Cost down이 필요하다.
우선 셀 재료비의 40%정도를 차지하는 양극활물질(NMC계열)의 Cost를 현재 25$/kg수준에서 20$/kg이하로 낮추어야만 한다. LG화학은 이미 NMC계열 양극활물질에 대한 in-house화를 상당 부분 진행하고 있으며,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매우 공격적인 Cost down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극활물질은 보다 저렴한 천연흑연의 사용 비중을 늘리는 것이 Cost down에 유리하지만 특성과 수명을 위해서는 고가의 인조흑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향후 3년 정도는 자동차용 셀 음극에서 Si계 금속물질을 적용하기 어렵고 천연, 인조흑연 두 물질의 혼합비율을 조절하여 특성과 가격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현재 약 13~14$/kg수준에서 10~12/kg으로 낮추어야 145$/kWh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리막(Separator)은 LG가 자체 개발한 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를 사용하는데, 저가의PE(Poly Ethylene)단층 분리막을 외부업체로부터 구매하여 In-house로 그 위에 알루미나 같은 산화물을 도포하여 분리막에서의 안전성을 높인다. 산화물 및 기타재료 구입가격과 도포 공정비용을 줄여서 전체적으로 1.2~1.4$/m2수준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가의 첨가제가 들어가는 자동차용 셀의 전해액은 현재 알려진 15~17$/kg의 가격을 그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12~14$/kg으로 낮추어야 한다. 이 밖에 도전제, 양/음극 Binder, 양/음극 Foil, Al Pouch등의 기타 자재에 대한 Cost down도 병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간접비용도 자동화 및 설비, 공정최적화 등을 통하여 대폭적인 Cost down이 필요한 상황이다.
Profit(마진)은 3.5%정도로 추정했는데 이보다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Cell가격 공개에서 드러난 사실은 LG화학이 자동차용 셀 초기시장을 확실하게 장악하기 위해 글로벌 및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거의 노마진에 가까운 초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제품 개발 및 양산 사이클이 각각 6개월, 2년 정도로 짧은 IT에서와는 다르게, 2~3년이 걸리는 Design freeze(확정) 및 Validation단계에서 채택된 부품(여기서는 배터리 셀)을 거의 바꾸지 않고 그 후 3~7년 정도의 장기간에 걸친 양산이 보편화되어 있는 Automotive업계의 관행상, 초기시장을 대대적으로 공략하면서 대규모 수주를 성공시키고 있는 LG화학의 이러한 전략과 움직임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말한 대로 업의 특성상 초기 시장을 장악하면 다른 셀 메이커 들이 시장에 들어오는데 거쳐야 할 진입장벽이 높아지는데다 차기 모델을 수주하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너무나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상 간략하게 셀 Cost 145$/kWh에 대해 검토해 보았는데, 판도라의 상자 개봉에 비견되는 이번 GM의 셀 Cost공개가 의도적인 것이든 우발적인 것이든 자동차 메이커와 셀 메이커 모두에게 전기차의 저변과 시장이 확대되는 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SNE리서치(www.sneresear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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