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국내 車부품 최초 재해 대응 체계 인증…안정적 공급 역량 공인

LG전자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가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최초로 재해·사고 대응 체계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비상 상황에도 부품을 제때 납품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았다. 안정적 수급을 원하는 완성차 고객사 요구, 늘어나는 사업 규모에 따른 조치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VC본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IVI·In-Vehicle Infotainment) 사업부가 영국표준협회(BSI)로부터 ‘ISO 22301’ 인증을 획득했다고 13일 밝혔다. ISO 22301은 재해·사고로 기업 활동 중단을 최소화하도록 정한 ‘비즈니스 연속성 경영 시스템’ 국제표준 규격이다. 화재, 전염병, 풍수해, 지진, 정전 등 위기 대응과 복구·관리체계가 핵심이다.

LG전자 VC본부 IVI 사업부 실무자들이 가상 재해, 사고를 대비해 모의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VC본부 IVI 사업부 실무자들이 가상 재해, 사고를 대비해 모의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LG전자는 인증 획득으로 안정적인 생산·납품 역량을 공인받게 됐다. 각종 재해·사고 발생 시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목표시간 내에 구매, 생산, 품질, 인력, 물류 등 핵심 업무와 주요 인프라를 복구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평택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생산 라인이 멈추면 예비 사업장 라인을 가동한다. 같은 부품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에서 생산해 납기 지연을 막는 식이다. 전염병 등으로 인력 공백이 생기면 유사 부품 생산 라인 대체 인력을 즉시 투입한다.

향후 글로벌 완성차 업계 신뢰를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 BSI는 1901년 발족한 국제인증기구로, 국제표준화기구(ISO) 창설 멤버다. 품질경영시스템, 환경경영시스템 등 업무용 규격을 최초 제정·발행하고 인증도 시행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월부터 비즈니스 연속성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BSI 현장심사와 모의훈련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ISO 22301 인증을 획득했다.

김진용 LG전자 VC사업본부 IVI사업부장(부사장)은 “인증 획득을 계기로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제품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동차 부품업계 후발주자에 속하는 LG전자로서는 인증을 통한 고객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회사는 연간 3~4개 사업장으로 ISO 22301 인증을 확대한다. 첫 인증은 IVI 사업부 주력 사업장 평택 공장을 대상으로 받았다.

LG전자는 2013년 5월 VC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자동차부품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올해부터 공개한 매출을 보면 1분기 3826억원, 2분기 4508억원으로 성장했다.

인포테인먼트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텔레매틱스 제품 2013년 30.1%, 2014년 30.3%, 2015년 상반기 30.7%로 확대됐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제품 점유율도 같은 기간 2.9%, 3.8%, 4.1%로 늘었다. 성장일로 사업 규모와 고객사 요구가 이번 인증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전자 부품 의존도가 높아진 해외 완성차 업체가 국제인증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수직계열화 체계가 없는 LG전자로서는 안정적 공급 능력을 입증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고 전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