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사용하는 용어체계를 표준화 했다. 한국형 용어 표준체계로 국내외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와 앱 간 데이터 공유와 통합 문제를 해결할 전망이다.
김주한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팀은 온톨로지 기술을 활용해 헬스케어 앱 용어 표준체계인 ‘멜로(메디컬 라이프로그 온톨로지)’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정부와 대형 병원이 세계 최초 개발한 개인 평생 건강기록 데이터 통합 관리 앱인 ‘헬스 아바타’에 시범 적용한다.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형태 헬스케어 기기 출시가 잇따르면서 건강관리 앱 서비스도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와 앱이 산발적으로 개발되면서 각기 다른 용어체계를 사용했다. 다양한 기기와 앱 간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 배경이다. 애플워치로 측정한 생활건강기록(라이프로그)을 다른 건강관리 앱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게 대표적 예다.
애플 헬스켓은 다양한 건강 웨어러블 기기로부터 데이터를 받고 통합을 추구한다. 하지만 각 기기 용어체계가 달라 실제 통합은 이뤄지지는 않는다. 김 교수는 “기존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는 건강측정 용어 표준 체계 없이 개별적으로 정의하고 사용했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인 건강데이터 공유와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은 핏빗, MS 헬스볼트, 애플워치 등 다양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라이프로그 용어를 대상으로 했다. 의료계 대표 용어체계인 통합의학언어시스템(UMLS)과 의료표준용어서비스(SNOMED-CT)를 활용했다. 표준 용어 체계를 구축하고 용어 사이 관계도 정의했다. 김 교수는 “세계 최초로 메디컬 라이프로그 용어 표준 온톨로지를 완성했다”고 전했다.
멜로는 국제 유력 학술지인 세계의료정보학회지에 소개돼 해외에서도 표준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애플이나 MS 등이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에 멜로를 적용하면 한국형 용어표준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헬스 아바타에 우선 적용한다. 헬스 아바타는 개인건강기록 플랫폼과 모바일을 연계해 제공하는 건강기록 데이터 통합 서비스다. 미래창조과학부 7년 과제로 서울대병원과 인제대병원 중심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헬스케어 앱 용어 표준으로 활용되도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등과 협의 중이다.
김 교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라이프 로그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연동되고 통합될 것”이라며 “멜로는 개별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에서 생성된 서로 다른 라이프 로그 데이터 간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온톨로지(Ontology)=개념 형태나 사용상 제약조건을 정의한 기술이다. 사람이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합의한 것을 컴퓨터에서 활용하는 형태로 표현한다. 합의된 지식으로 어느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구성원 모두 동의하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