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스타!]<4>링크하우스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멈췄는데, 어디로 연락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김태이 링크하우스 대표는 몇년 전 지방에 있는 어머니로부터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았다.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점검시간을 모르고 외출했다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당장 도움을 요청할 이웃 전화번호도 알지 못했다. 김 대표는 인터넷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연락처를 검색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다.

주민참여형 마을지도 서비스인 `링크하우스`를 만든 김태이 대표(사진 왼쪽)와 이덕규 개발 담당
주민참여형 마을지도 서비스인 `링크하우스`를 만든 김태이 대표(사진 왼쪽)와 이덕규 개발 담당

김태이 대표가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고, 지역자치 시대가 열렸지만 현관문 밖 이웃과도 소통이 어렵다. ‘층간소음’ 갈등으로 이웃과 불통은 더욱 깊어졌다.

김 대표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면 이 같은 지역공동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에서도 몇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마을만들기 지원사업이 확산되는 추세였다.

이미 해외에서도 마을 공동체나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인기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넥스트도어’가 있다. 지역민이 인증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하면 지역 이슈에 쉽고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주택수리 등 애로사항도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마을 공동체를 위한 특화된 소셜미디어를 만들려고 했던 김 대표의 아이디어는 그대로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역 공무원이나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등 관련 단체를 만나면서 지역주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는 보다 구체적이란 것을 깨닫게 됐다. 마을공동체 위원이 일일이 손으로 지도 위에 개선해야 할 가로등, 보도블럭,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을 표시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누구나 손쉽게 정보지도 제작이 가능한 커뮤니티 맵핑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일종의 주민 참여형 ‘마을지도’다. 그는 “본격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주민 참여 중요성이 높아졌고, 특히 감소 추세 세수 문제 때문에 공공서비스를 필요한 곳에 적합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행정 의사결정 80%는 공간 관련 분야로 주민과 지자체 협업이 중요하다. 공간정보를 활용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대한 주민 참여 의지도 높았다.

일본에서도 지자체 전자게시판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리모델링한 ‘고롯토얏치로’가 만들어져 2년 만에 접속자 수가 7배나 증가했다. 이후 전자지도 서비스와 함께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링크하우스는 모바일을 통해 누구나 쉽게 그래픽 기반 인터페이스(GUI)를 활용해 맵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차원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도 서비스 개발에 힘을 보탰다. 가로등 꺼짐이나 싱크홀,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사진만 찍으면 바로 위치가 인식되고, 지자체에 민원접수까지 한 번에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 모델은 공공성이 기반이 됐지만, 비즈니스모델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며 “단순히 마을지도에 그치지 않고 지역문제에 참여해 마을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로컬비즈니스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