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신문인터넷 김제이기자] 우리나라는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치료 가능한 병원이 대부분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때문에 도서산간지역 환자는 장시간 이송되거나 적정한 이송 수단의 부재로 응급의료 수혜 지연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이근)이 보건복지부, 인천광역시와 함께 운영하는 인천지역 닥터헬기는 국내 최초로 도입돼 2011년 운영을 개시했다. 2011년 9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인천 닥터헬기 환자 이송 현황 결과, 전체 환자의 88.8%가 도서(연륙도서 포함) 지역 환자였으며 환자 2명 중 1명은 중증외상 또는 뇌혈관질환자였다.
환자 이송 지역을 살펴보면 38.1%가 도서지역이었고, 50.7%가 연륙도서였으며 내륙은 11.3%에 불과했다. 환자 대부분이 헬기 외의 이송 수단을 이용할 경우 많은 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는 곳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기간 총출동건수는 477건으로 전체 이송 환자 수는 450명이었으며 이 중 229명이 중증외상 혹은 뇌혈관질환자였다. 전체 환자 중 32.2%는 중증외상, 18.7%는 뇌혈관질환으로 두 질환이 50.9%를 차지했다. 그 외에는 심혈관질환이 5.8%로 많았고, 호흡곤란, 심정지, 의식저하, 쇼크, 화상 등 기타응급질환이 43.4%를 차지했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닥터헬기는 도서지역 중증외상 환자를 비롯해 뇌혈관질환자 같이 시급을 다투는 환자를 신속히 이송, 처치해 생명을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닥터헬기는 도서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의 수혜 격차를 해소하고 응급 환자의 사망과 장애를 감소시켰다”고 전했다.
인천지역 닥터헬기는 출동결정부터 이륙시간이 매우 신속히 이뤄졌다. 출동결정 후 이륙시간이 ‘5분 이내’인 비율이 전국(인천, 전남, 강원, 경북)에서 가장 높았다. 연평도에서 육지까지 배로 이동하려면 최소 2~3시간이 걸리지만 닥터헬기로는 40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덕적도에서는 20분이 걸린다.
2007년 국내 도서산간지역 응급의료 현황에 따르면 앰뷸런스로 응급의료센터까지 이송 시간이 1시간을 초과하는 비율은 도서지역이 94.6%, 산간지역은 65.2%를 차지했다.
◆ 닥터헬기, 30여 종 첨단 장비 탑재
가천대 길병원 닥터헬기는 유로콥터사의 EC-135모델을 응급의료 전용헬기로 개조해 최대 6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도심 인구밀집지역에 위치한 병원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동급헬기보다 소음이 가장 낮다.
닥터헬기에는 긴급상황 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장비가 탑재돼 있다.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 ▲이동형 혈액 화학검사기 ▲이동형 심장효소검사기 ▲정맥주입기 ▲이동형 인공호흡기 ▲자동 흉부압박기 ▲제세동기 ▲12유동 심정도 등 약 18종 이상의 장비와 30여 가지 이상의 응급 약물이 탑재돼 있다.
헬기 조종사 2명이 탑승한 닥터헬기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 간호사 또는 응급구조사 1명이 탑승하며 전문 의료진은 현장에서부터 적극적인 응급진료를 시행한다.
닥터헬기는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우선 출동 여부를 결정한 후 출발한다. 현장에 도착한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파악해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 감시 장치를 통해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응급 처치가 이뤄진다.
또한, 병원 내 운항통제실에서 헬기의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시로 환자 상태와 병원 도착시간을 확인하며 헬기가 병원에 도착하면 대기 중인 의료진이 신속히 응급실로 이송한다.
이근 가천대 길병원장은 “닥터헬기는 인천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으로 국내 최초로 닥터헬기를 운영했다”며 “운영 기간 동안 쌓인 노하우를 활용해 도서지역 응급환자가 더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