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커트머리, 완벽한 메이크업, 세련된 옷차림, 아기자기한 외모의 나우웨드 박은경 국장. 스타일리쉬한 외모와 함께 늘 웃음기를 머금은 그녀는 순식간에 주위를 환하게 만든다.
늦깍이 웨딩플래너에서 최단기간 계약률 정상을 기록한 그녀는 한 순간에 고객을 무장해제시키는 특별한 매력을 지녔다. 그러나 ‘최고’라는 솔깃한 단어보다는 고객에 대한 ‘최선’과 ‘만족’이라는 단어가 더 소중하다는 그녀. 전형적인 외유내강 형의 프로페셔널 한 웨딩플래너 박은경 국장을 만나보았다.
◆ 내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아도 스타일은 나를 대변한다
멀리서 봐도 누구인지 대번 알아차릴 정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패셔너블하다. 흐트러짐 없는 외모와 한번 보면 뇌리 속에 기억될 수 밖에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닌 나우웨드 박은경 국장.
“나를 꾸미는데 늘 신경 쓰는 편이예요. 특히 일을 하면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대충하고 다녀본 적이 없어요. 그렇다고 비싼 옷을 입거나 명품을 좋아하는 건 아니예요. 나를 단장하고, 보여지는 모습을 관리하는 것은 단순한 겉치레가 아닌 고객에게 보여줘야 할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예요.”
스타일에 대한 감각은 자연스럽게 웨딩 스타일링에 대한 안목으로 이어져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흔히 신부에게 결혼 전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선택에 있어 가장 객관적이고 충실하게 조언해줄 수 있기에 고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 본인이 스타일에 끊임없는 관심을 쏟고 트랜드에 민감해야 고객에게 제대로 된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본인의 분위기, 체형과 어울리지 않는 웨딩드레스 스타일을 고수하는 신부님께 솔직하게 가장 어울리는 스타일을 제안해 드렸더니 크게 만족해 하셨어요. 내 고객을 가장 빛나고 돋보이게 연출해드렸을 때 큰 보람을 느껴요. 그리고 예물 관련 일을 한 경험도 있어 예물 선택에 있어 저만이 알고 있는 유용한 팁을 전수해 드리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참 좋아해주시더라고요.”
◆ 초등학생 자녀가 둘? 반전 매력으로 고객을 사로잡다
그녀는 앳된 외모와 달리 일찍 결혼해서 벌써 초등학생인 자녀가 둘 있다. 간혹 결혼 여부를 물어오는 고객과의 첫 대면에서도 전혀 숨기지 않는다. 그 예상치 못한 반전에 고객들은 금세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고 무장해제 되어버린다. 결혼과 아이들을 공개하는 동시에 모두가 보이는 공통된 반응을 이제는 즐겁게 웃어넘긴다. 거기다 따사롭고 친근한 그녀만의 특이한 말투는 저도 모르게 기억 속에 자연스레 저장되어 버린다.
“제 특이한 말투는 이른 결혼으로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생긴 습관이예요. 특히 고객님들이 한번 듣고도 바로 기억해주셔서 감사하죠. 그리고 웨딩플래너의 일에 있어 결혼 경험이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플러스요인이 많은 것 같아요. 저의 경험으로 인해 고객에게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또 감사해요.”
박은경 국장은 현직 웨딩플래너인 친구의 추천으로 뒤늦게 일을 시작한 편이다. 이전에 백화점에 근무하며 서비스직을 오래 해왔던 경험이 있었지만 처음엔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타협과 포기보다는 ‘도전’에 한 표 던졌다.
“저는 어찌 보면 남보다 출발선이 늦었어요. 그렇지만 전부터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껴서인지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고 제 성향과 잘 맞아서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이 참 다행이다 싶어요. 특히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해요. 결혼 상담은 고객의 생각과 말을 경청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데, 그런 면에서 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이 천직으로 느껴져요.”
◆ 내가 야근하는 이유, 정직한 노력만이 나의 무기
밤 늦게까지 불 밝힌 나우웨드의 고요한 풍경 속엔 폭풍처럼 일하는 그녀가 있다. 어제도 오늘도, 자주 가장 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킨다. 그녀는 ‘특별한 그것’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특별함’에 대한 쉬운 정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 정답은 어제도 오늘도 아무 요령 없이 묵묵히 이어지는 ‘정직한 노력’이다.
그녀가 참으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정직한 노력만이 바로 자신만의 비밀무기이자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루어주는 주문이다.
“저는 기억력이 좋은 편은 아니예요. 그래서 기록하고 또 기록해야만 해요. 또한 쉽게 일하는 요령을 만들어 낼 줄을 몰라요. 그래서 남보다 더 노력해야 해요. 저의 이런 면을 주변에서 답답해도 하지만, 고객의 결혼 준비를 도와드리다 보면 철저한 계획에도 생각지 못한 변수와 돌발 상황이 가끔 있게 마련이거든요. 좀 더 체크하고 대비해서 그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로 웨딩플래너의 숙명이라고 생각해요.”
온화하고 따뜻해 보이는 그녀는 일에 있어 겉보기와 조금 다르다. 누구보다 깐깐하고 고집스럽게 고객에게 집중한다. 남보다 몇 배 더 기록하는 습관은 실수를 최소화하고, 결혼 과정에서의 완성도를 높인다. 정직한 노력과 집념 있는 업무 스타일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이다. 특히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원칙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내고 있다. 몸에 밴 야근에는 이유가 있었다.
◆ 나의 진심이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으면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꺼이 ‘고객’이라고 말하는 박은경 국장. 그 연장선상에서 고객을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플래너의 교육에도 특별한 공을 들인다. 현장을 경험하는데 중점을 두고, 일방적 교육이 아닌 개인별 맞춤 교육을 통해 각자의 역량에 맞게 성장시킨다. 팀원의 스케줄까지 이중 삼중 관리하는 철저한 업무 스타일은 자연스레 가장 성과 있는 팀을 만들어냈다.
특히 그녀의 고객은 법조계, 의료계, 교육계를 비롯한 직장인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이 믿고 맡기는 것은 역시 신뢰에서 오는 힘일 것이다.
“제가 속해있는 나우웨드는 참 사람 냄새 나는 곳이예요. 동료와 선후배 사이에 견제하기보다 챙겨주고 보듬어주면서 함께 가려고 해요. 그래서 회사에 오면 늘 마음이 편하고 고객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아요. 누가 뭐라고 해도 저에겐 고객이 일순위거든요. 이런 진심어린 마음이 고객들에게도 전해졌으면 해요.”
예비 신랑, 신부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웨딩플래너의 모습을 두루 갖췄다. 때론 다정다감한 언니처럼, 때론 솔직한 친구처럼. 그녀의 스타일은 우직함, 철저함, 고객에 대한 진심으로 정의할 수 있다.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말하던 그녀는 고객의 전화를 받는 순간 무섭게 일에 매진한다. 이러한 철저한 고객 관리와 정직한 노력이 플래너 사이에서 더 인정받는 이유이다.
조금 늦게 시작했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전혀 없다. 봄에 피는 꽃도 있지만, 가을에 피는 꽃도 있지 않은가? 그녀를 보면 이 가을, 자신만의 향기를 발산하며 강단 있게 피어나는 코스모스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