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DR)센터를 이전한다. 2011년 일본 대지진 후 서울 여의도 데이터센터와 염창동 DR센터 간 떨어진 거리가 너무 짧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KB금융그룹 계열사 규모 확대로 데이터센터 공간 부족도 이전 배경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완료한 IT역량진단 결과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재해복구센터 이전을 검토한다. 세부 실행 계획을 세워 단계적 이전을 추진한다.
여의도 데이터센터는 지난 2010년 옛 장기신용은행 본점 건물을 전산센터로 리모델링해 사용했다. 염창동 옛 주택은행 데이터센터는 DR센터로 전환했다. 당시 국민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 데이터센터와 DR센터 거리에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진행했다.
그러나 2011년 일본 대지진 후 국정감사 등에서 두 센터 간 거리가 너무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두 센터 간 거리는 5.21㎞로 금융권에서 가장 짧다. 정부는 대규모 자연재해 발생 시 업무연속성계획(BCP)이 이행되기 위해 최소 40㎞를 떨어진 거리를 권고한다.
국민은행·KB카드·KB손해보험 등 주력 금융계열사 전산시스템 증가로 공간 부족도 예상된다. 최근 KDB대우증권 인수를 추진 중으로 향후 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이슈도 제기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컨설팅으로 여러 이전 방안이 제시됐지만 무엇보다 데이터센터와 DR센터 거리를 멀리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이전 방안으로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를 신규 건립하고 현 여의도센터를 DR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거론된다. 여의도 데이터센터를 유지한 채 DR센터를 이전하는 것도 논의된다. 여의도 데이터센터가 당초 전산센터는 일반 사무용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은행 데이터센터 이전이 본격화되면 은행 주력 금융그룹 대부분이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를 갖는다. 과거 우리·신한금융그룹이 통합 데이터센터를 가동했다. NH농협과 BS금융그룹은 2016년, 하나금융그룹은 2017년, 산은금융그룹은 2018년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를 완공한다.
국민은행 데이터센터 이전 사업이 발주되면 초대형 금융IT 사업이 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환경 조성과 정보시스템 이전 등에만도 수 천억원이 투입된다. IT서비스업계와 하드웨어(HW), 소프트웨어(SW)업계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향후 추진할 차세대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이전을 진행, 2020년 가동할 전망이다.
[표]대형 금융그룹 통합 데이터센터 가동 현황
자료:금융그룹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