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 M&A 바람 거세…AST젯텍, `성진하이메크` 인수 나서

중견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지던 장비업체 간 합병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전방 산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생존’이 화두로 떠오르자 사업 다각화와 몸집 불리기를 통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AST젯텍(대표 정재송)은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업체인 성진하이메크(대표 구영석)를 인수한다. 올해 설립 20주년은 맞은 AST젯텍은 이번 인수로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 AST젯텍은 이 같은 내용을 전 직원에게 발표하고 인수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주 인수인계와 현장실사를 마친 뒤 매각하기 위한 법적 절차에 들어간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계 M&A 바람 거세…AST젯텍, `성진하이메크` 인수 나서

AST젯텍 관계자는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인수를 위한 여러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AST젯텍은 1995년 3월 레이저장비 제조업체 젯텍으로 출발했다. 도금장비 등 반도체장비와 레이저 본딩장비, 레이저 정밀가공장비 등이 주요 생산품으로 지난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난 2010년 디스플레이 본딩업체 에이에스티를 인수하면서 지금 사명으로 변경했다. 현재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로 빠르게 세 확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506억6500만원, 당기순이익 37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AST젯텍이 성진하이메크 인수에 나선 데는 디스플레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성진하이메크는 1985년에 설립된 회사로 FPD 모듈라인 제조, 터치판넬스크린용 장비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기준 매출 600억원을 달성했다. 양사 모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이다.

AST젯텍은 이번 인수로 매출과 수익을 두 배로 키울 수 있게 됐다. 삼성 협력사로서 입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사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외에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분야에 인수합병이 늘고 있다. 원익IPS가 경쟁사 테라세미콘, AP시스템이 디이엔티, 에스에프에이가 STS반도체, HB테크놀로지가 케이맥 지분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빅딜이 연이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기존 사업 부분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며 “장비 입찰에 나설 때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인수합병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