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해상풍력산업 전략적 육성 필요하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

풍력발전은 타 신재생에너지원 대비 대규모 건설·운영이 가능하고 발전단가가 저렴해 가장 발전가능성이 있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다. 특히 분산형 에너지공급 시스템으로 에너지 안보와 수급 차원에서도 안정적이며 그리드패리티에 가장 근접해 있는 에너지원으로 투자비용 회수기간 이후 경제성도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에너지믹스 구성에서 원자력에 버금가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육상풍력은 십 수년간 이어져 온 개발로 풍황 자원이 풍부한 입지가 줄어들고 있으며 산지 개발로 인한 환경·민원 문제 증가로 추가 입지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해상풍력은 입지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육상에 비해 풍황 자원이 우수하며, 전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한여름과 한겨울에 가장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대규모 단지 건설이 가능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최근 해상풍력 구조물이 해양 생태계에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유휴기간을 활용한 투어코스로 개발되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육상풍력 입지 확보가 점차 제한됨에 따라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에는 전년도 대비 약 24.3% 증가한 8759㎿의 해상풍력 발전설비가 들어섰다.

해상풍력을 선도하고 있는 영국은 지난해 세계 해상풍력 설치량의 절반인 4.5GW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면서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해상풍력발전 건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발전사업자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시행해 직접적인 수익 보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제도는 발전사업자 리스크 절감에 도움이 되고 투자비용을 낮춰 신재생에너지 전환 시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도 육상풍력은 기설치·설치예정 물량이 한계에 근접하면서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정부 주도로 해상풍력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해상풍력 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다. 진행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전력가격(SMP) 하락, 인허가 지연, 송전연계 문제 등으로 사업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국내 풍력산업을 야심차게 이끌어왔던 기업들이 점차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상풍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정부차원 적절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해상풍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돼가고 있다. 국가적 미래 기회비용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는 3면이 바다인 국내 지형 특성에 맞춰 풍황 자원이 뛰어난 지역을 선정하고,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지원으로 해상풍력을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풍력시장이 활성화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제2의 조선·해양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중전기산업, 정밀가공산업, 철강산업, 조선·중공업, 해양플랜트, 유통, 운송·설치시공, 유지보수 AS, 관광자원화 등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므로 고용 증대와 미래 먹거리 확보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해상풍력 산업 전략적 육성은 300조원 이상인 세계 풍력산업 시장 진출에 밑거름이 된다. 제조 산업 기반을 적극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급망 구축에 집중한다면 국내외 시장 점유율 확대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 itslee@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