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경차 최초로 ‘오토 스톱&스타트’ 공회전제한장치(ISG)를 적용한 ‘스파크 에코’ 제품군을 확장한다. 중간급 트림(세부 모델) 출시로 가격 장벽을 낮춘다. 회사 최다 판매 차종에 친환경 고효율 기술을 확대 적용해 환경 규제 대응 포석으로 삼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내년 스파크 에코 중간급 트림을 출시한다. 스파크 에코는 회사가 올해 8월 출시한 ‘더 넥스트 스파크(신형 스파크)’ 파생 모델로, 경차 최초로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엔진을 켜고 끄는 공회전제한장치(ISG)를 장착했다.
현재 최고급 트림 ‘LTZ’와 최하위 트림 ‘LS’로만 판매한다. 같은 제원 일반 모델보다 리터당 복합연비가 6% 이상 높지만 가격도 30만원가량 비싸다. 상품구성을 단순화한 것도 가격에 민감한 경차 소비자 대상 고가 모델 판매 부담 때문이다.
일반 모델 ‘LT’ 트림에 해당하는 중간급 모델이 출시되면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파크 에코 모델을 찾는 소비자도 그만큼 많아질 수 있다.
ISG(Idle Stop&Go)는 ‘스톱&스타트’ ‘스톱&고’ 등으로 불리는 친환경 기술이다. 정차 중 엔진 작동을 중지시키고 출발과 동시에 재시동을 건다. 경차급에서는 앞서 기아차 모닝이 ISG를 최초 적용한 적이 있지만 자동 방식은 아니었다. 기어를 중립으로 설정해야 시동이 꺼졌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10% 내외 연비 개선 효과가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크다. 도심 주행이 많은 경차 운전 특성을 감안하면 운전자가 체감하는 연비 향상 효과는 더 클 수 있다.
한국지엠 고위 관계자는 “경쟁사 판매 부진 전례를 감안해 최고·최하 트림으로만 출시했지만 생각보다 소비자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예상보다 많은 물량이 판매되고 있어 수개월 내 중간 트림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론적으로 10%가량 연비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시내 주행을 많이 하면 효과가 더 크다”며 “경차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톱&스타트 기술로 연비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스파크 에코 모델 제품군을 늘려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 브랜드 평균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스파크는 한국지엠 최다 판매 차종이다. 올해 9월까지 신·구 모델 합산 4만2191대가 팔려, 전체(승용·RV) 판매량 40.2%를 차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로서는 연비 규제를 맞추는 것이 굉장한 압박”이라며 “판매가 많은 차종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야 규제 대응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