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에 첫 사업을 시작했던 청년이 네 번째 창업에 도전한다. 지난 세 번의 사업은 다양한 이유로 접어야 했다. 남들은 실패라고 말하지만 지난 세 번의 경험은 네 번째를 위한 자산이 됐다.
먼데이프로젝트(서비스명 ‘패스포트아시아’) 김지호 대표 이야기다.
김 대표의 창업 도전은 22세에 시작됐다. 군대(전산병)를 제대한 2007년 반지하 사무실에서 시작한 ‘주얼리 제조+온라인 유통’이 첫 아이템이다. 군대에서 고민했던 아이디어를 사업화한 것이다. 창업은 제주도 무전여행 중에 우연히 만난 주얼리 디자이너와 의기투합하면서 구체화됐다. 마이스터고에서 소프트웨어를 전공한 김 대표는 온라인 유통을 맡았다.
하지만 첫 사업은 고객층 예측 실패와 사무실 보증금 사기 피해 등이 겹치며 일찍 접어야 했다. 두 번째 온라인 쿠폰사업과 세 번째 소셜 Q&A사업도 이런 저런 이유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9월 세 번째 회사를 접고 고민하던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중소기업청이 그해 11월 개최한 ‘혁신적 창업실패 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객관적인 사업 아이템 검증에 자신감을 얻은 그는 올해 2월 네 번째 도전에 나섰다.
하나의 이용권으로 서울 시내 200여개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핵심은 GPS와 모바일 기술 기반으로 피트니스센터(운동매장) 통합 운영을 돕는 온·오프라인통합(O2O) 서비스다. 창업 8개월 만에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사업 시작 8개월 만에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한 싱가포르 패스포트아시아 본사 측의 제안으로 제휴를 맺고 서비스 브랜드도 ‘패스포트아시아’로 통합했다.
패스포트아시아 본사와 함께 빠르면 올해 안에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프로, 한국 4개국을 엮는 통합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연말까지 피트니스센터를 300개가량으로 늘리고 소프트 론칭 시기를 지나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서비스와 고객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김지호 먼데이프로젝트 대표
“저의 자산은 군대에서 1년에 60권씩 읽었던 책과 세 번의 창업 실패입니다.”
김지호 대표는 군대에서의 독서와 1년여 간의 브레인스토밍그룹(군대 내 인트라넷) 활동을 통해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창업 실패 중간에 안정된 직장 생활도 경험했지만 기업 안에서의 안정된 경쟁보다 밖에서의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에 더 매력을 느꼈다”며 재창업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무모할 수도 있었던 창업에 대한 열정은 세 번의 실패를 통해 가다듬을 수 있었다.
그는 “세 번씩 실패했지만 모두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며 “적게 실패하는 것도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 번의 직접 경험과 주변 창업가들의 간접 경험을 통해 ‘선택이 만들어 내는 결과를 예측하게 된 것을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그는 “서비스 8개월 만에 글로벌 기업이 먼저 찾은 기업이 됐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그런 역량도 갖췄다”고 자신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