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히라노 사토시 VCNC 일본법인장 "日서 `비트윈`을 커플 플랫폼으로 만들 것"

‘커플 메신저’로 유명세를 탄 VCNC ‘비트윈’이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시행착오와 시장조사를 거쳐 210만 가입자를 확보, 일본 3대 커플 메신저로 안착했다. 히라노 사토시 VCNC 일본법인장은 “메시지 문화에 익숙한 일본 환경과 둘만의 비밀 공간이라는 점이 가입자 확대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히라노 사토시 VCNC 일본법인장 / 도쿄(일본)=서형석기자
히라노 사토시 VCNC 일본법인장 / 도쿄(일본)=서형석기자

비트윈은 단순 메시지 전송 서비스가 아닌 이를 기반에 둔 ‘커플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게 목표다. 히라노 법인장도 야후 재팬에서 매칭 서비스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커플 SNS 전문가’다. 그는 “현재 연애단계인 가입자의 결혼, 출산 등 앞으로 일생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게 비트윈의 매력이자 잠재성”이라고 강조했다.

VCNC는 비트윈의 일본 안착을 위해 현지 소비자 취향을 적극 반영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한 애플리케이션(앱)이지만 일본 가입자를 위해 일부 사용자 경험(UX)을 현지 문화에 맞췄다. 2013년 진출 초기 이모티콘 캐릭터가 일본 가입자에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자 현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수정해 좋은 반응을 받기도 했다. VCNC 본사도 일본 시장에서 영감을 얻어간다.

히라노 법인장은 “단기 이익보다 가입자 확대로 기반을 쌓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략을 소개했다. 일본법인 직원을 2030세대로 꾸린 것도 주력 계층을 잘 알기 위해서다. 국가마다 다른 커플의 성향도 파악했다.

그는 “일본 가입자는 하루에 12번 앱에 로그인해 평균 17분 머무르고, 60통의 문자메시지와 사진 한 장을 보내며 주말에는 그 수가 늘어난다”고 소개했다. 가입자 평균 나이는 21.4세로 20대 초반이 36%, 15~18세는 32%로 집계됐다.

젊은 가입자를 보유한 기업 특성은 비트윈만의 자산이 됐다. 시세이도, KDDI, 라쿠텐, 우버 재팬, 요시모토흥업, AEON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은 VCNC와 손잡고 젊은 소비자를 공략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우버와 극장체인 AEON이 VCNC와 협업한 이벤트는 지상파 TV도쿄 월드비즈니스새틀라이트(WBS)에 소개되며 비트윈을 전국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히라노 법인장은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게 많아 만족한다”며 “비트윈 사업모델에는 비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에게 일본 사업에 관해 넓은 활동 폭을 준 서울 본사의 약속이 그가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VCNC에 합류한 이유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성공을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사업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트윈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일수록 철저한 현지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스타트업 창업이 늘며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히라노 법인장은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야 살아남는다”며 “현재 비트윈은 커뮤니케이션 앱으로 분류돼있지만 앞으로 ‘커플 플랫폼’으로서 고객의 행복과 미래를 함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도쿄(일본)=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