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언맨’ 주인공은 무수히 쏟아지는 총알을 튕겨내는 아이어맨 슈트를 착용한다.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슈트는 초강력 방탄복 역할 뿐만 아니라 무게도 가벼워 하늘을 나는데 제격이다. 탄소기술이 녹아든 ‘아이어맨 슈트’는 이제 현실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탄소섬유는 강철 무게 4분의 1 수준이지만 강도는 10배 이상 강하다. 고강도·경량성·내열성·내약품성·저열전도도·고전기전도도 등 다양한 특성으로 활용 분야가 무한하고, 전후방 산업 육성 효과가 크다. 효성은 지난 2013년 전주 친환경복합산업단지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립하고 상업화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출신 박종덕 제이비드론코리아 대표는 지난 6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전북이 탄소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데다 관련 인프라와 연구 인력 수준이 다른 지역 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다. 주력제품은 탄소섬유 드론이다. 강철보다 가볍지만 내구성과 경량성이 강한 탄소 드론으로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이비드론코리아는 최근 중국에서 2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탄소 산업 기술력과 시장성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셈이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해 11월 효성과 함께 탄소클러스터 조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양한 산업과 접목할 수 있는 탄소를 지역 미래먹거리로 육성해 지역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센터는 전북이 가진 지리적 강점과 지자체 추진 의지,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하나로 결집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전주 대표 음식 비빔밥처럼 탄소 산업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소통과 상생 모델 구현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센터는 이를 위해 탄소섬유 독자기술을 개발한 효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이 가진 글로벌 역량과 노하우를 지역 중소기업과 공유해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릴 계획이다.
우선 창업 활성화를 통해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 오는 2018년까지 150개 신규 창업을 돕고 이 중 30곳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분야별로는 탄소 창업 기업 50개, 농생명 창업 기업 70개, 문화창업 기업 30개 등이다.
효성도 지난해 10월 창업 공모전을 열어 10개 우수 기업을 선정하고, 창업자금을 지원했다, 이 중 일부는 센터에 입주시켜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입주 기업에 제품 개발에 필요한 실험 장비를 제공하고, 고성능 탄소섬유 등 필요한 원료도 지원한다.
효성은 앞으로 탄소섬유 소재·부품·완제품으로 이어지는 탄소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탄소 관련 제품 수출 목표만 100억 달러다. ‘한국의 탄소실리콘밸리’가 최종 목표다.
효성은 중소기업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프랑스·중국·독일·미국 등에서 개최되는 해외 복합재료 전시회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내수시장 대신 해외시장 진출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효성 자원을 풀 가동한 창조경제지원단을 꾸렸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의사결정과 업무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인 가종현 전략본부 전무는 부단장을 맡아 창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단은 문화·농생명 등 전통 산업 분야에 첨단 탄소섬유 산업을 융합하기 위한 아이디어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센터는 아이디어 제안에서 사업 성공에 이르기까지 창업 모든 과정을 돕겠다며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입주 공간 제공에서부터 창업 초기자금 지원, 기술금융·법률상담 무료 진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말까지 탄소창업보육센터를 구축하고, 효성 첨단재료연구센터를 센터로 이전해 관련 산업을 지원한다. 탄소적용 날개 제작, 특허기술 지원, 탄소 소재 CNG 용기 버스 보급 등 여러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센터는 효성의 집중 지원과 우수 연구개발 기반을 활용해 탄소소재 산업을 전북을 넘어 국내 미래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전북의 풍부한 전통문화와 농업을 기반으로 사업화 기틀을 탄탄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센터에는 시제품 제작실과 디자인 랩을 설치해 농생명산업 상품화, 전통고전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게임 개발, 한지를 이용한 인테리어 소재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문화와 농생명 분야 혁신 기관간 협력 체계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센터는 창업 기업을 위해 효성과 3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효성(50억원)과 전북도(50억원)가 100억원 규모 탄소전용펀드를 조성,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공모한 ‘기업 공감 원스톱 서비스 권역별 기술교류 커뮤니티 지원 사업’ 주관 기관에 선정됐다.
개소 1년도 안된 짧은 기간에 전국 센터 가운데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센터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 KIST 전북분원, 한국니트산업연구원, 전북테크노파크, 전북대, 전주대 등과 공동으로 지역 내 탄소융복합산업 중소기업 기술 애로 해결을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요 사업은 방문 컨설팅을 비롯해 애로기술 지원 50건과 단기 기술애로 해결 지원 5건 등이다. 또 각종 세미나, 교류회 및 기술상담회도 개최한다. 전북 지역 탄소융복합 분야 중소기업 기술 수요 발굴 및 현장 밀착형 애로 사항도 지원한다.
양오봉 센터장은 “특화산업 분야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 핵심과제 도출, 기업현안 해결, 성공사례 공유 등과 관련된 종합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있다”며 “지역혁신기관과 창업기업 현장 목소리를 듣고 함께 지원해 전북에서 시작한 창업 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요
(표)전북창조경제혁신모델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