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 과학향기]소변만 들여다봐도 건강상태 `척척`

[KISTI 과학향기]소변만 들여다봐도 건강상태 `척척`

건강검진 시즌이다. 과중한 업무와 조직 내 스트레스로 부쩍 피곤함을 느끼던 B팀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점검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B팀장이 하는 건강검진 내용을 들여다봤다.

가장 먼저 소변 검사장에 들어섰다.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소변검사는 소변 색이나 혼탁 여부 그리고 배출 노폐물들을 조사한다는 설명이다. 수술 등을 하기 전 수행하는 기본 검사다.

물리적 성상 검사는 소변 색상 및 혼탁도, 냄새 등을 오감으로 한다. 대개 건강한 사람은 맑고, 밝은 노란색을 띤다.

화학적 성상 검사는 요당(urine sugar)과 요단백(urine protein) 등을 검출한다. 또한 pH(수소이온지수) 및 혈액이 섞여 있는지를 조사하는 잠혈 검사를 통해 소변의 건강 상태를 파악한다.

이 외에도 요침사 검사(urine sediment analysis)가 있다. 현미경을 이용해 적혈구와 백혈구, 그리고 세균 및 각종 결정 등을 관찰하는 검사한다.

소변 중에는 적혈구 같은 세포성 성분과 각종 염류 결정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성분을 검사해 다른 소변 검사 결과와 같이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질병 파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B팀장은 두 번째 혈액 검사 차례였다. 평소 술과 육류 안주를 즐기는 B팀장으로서는 이번 혈액 검사에서 예전보다 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게 나타날까봐 걱정이 앞섰다.

검사 담당자는 “최근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그리고 암과 같은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지자 혈액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혈액검사는 한 번의 채혈만으로 간과 신장 등 기능을 점검하고, 각종 급·만성 질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혈액검사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혈액학적 방법에는 혈구 검사, 즉 CBC(Complete Blood cell Count)가 있는데, 이 방법은 혈색소나 혈소판 감소증, 그리고 적혈구 및 백혈구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혈색소가 감소된 경우 빈혈의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멍이 잘 들고 피가 잘 멈추지 않는다면 혈소판 감소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화학적 방법으로도 혈액 검사를 하는데, 이것은 혈액 내에 포함된 각종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화학적 방법을 통해 혈당이 기준치 이상으로 높아지는 당뇨병을 진단할 수 있으며, 간과 관련된 각종 효소를 측정해 간염이나 지방성 간 질환, 그리고 간경화나 간암 등을 진단하는데 이용된다.

이 외에도 미생물학적 방법과 면역 혈청 방법이 있다. 이는 쉽게 말해 세균 및 바이러스와 관련된 검사다.

혈액 검사를 마친 후 B팀장은 마지막 순서인 혈압 검사를 받기 위해 검사장으로 들어섰다.

이번에 측정한 혈압도 지난 번 수치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144에 98로 나타났다. 두 가지 숫자가 알려주는 의미를 묻자 혈압 검사 담당자는 친절하게 알려준다. “최고 혈압을 나타내는 높은 숫자는 심장 심실이 수축하는 동안에 발생하는 수축기 압력이고, 최저 혈압을 뜻하는 낮은 숫자는 심장이 이완할 때 나타나는 이완기 압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혈압계의 원리를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팔에 감는 공기주머니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커프(cuff)라는 이름의 이 공기주머니에 공기를 넣어서 부풀리면, 팔이 점점 압박되면서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게 된다. 그러다가 공기를 서서히 빼주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순간에 나타난 수치가 수축기 혈압이고, 압박이 완전히 풀렸을 때 나타나는 수치가 이완기 혈압이다.

의학적으로 고혈압은 수축기혈압이 140㎜Hg 이상, 이완기혈압이 90㎜Hg 이상인 상태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이완기혈압 수치가 고혈압을 진단할 때 더 중요하다고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수축기 혈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차이가 크면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주장도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준래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