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탄소포집저장(CCS)기술 어디까지 왔나-포집한 탄소 어디로 가나

[이슈분석]탄소포집저장(CCS)기술 어디까지 왔나-포집한 탄소 어디로 가나

포집된 탄소는 격리 저장된다. 이를 위해선 대형 빈 공간이 필요한데 현실적 이유로 육·해상 심층지역이 적정 장소로 지목되고 있다. 저장 적정 부지를 발굴하고 지반 안정성을 평가하는 데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중심적 역할을 맡는다.

인공적으로 부지를 조성하고 대규모 지하시설을 만드는 것은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이 때문에 최근 저장 분야 연구자가 주목하는 방법은 원유매장지에 탄소를 저장하는 방법이다. 유전에 탄소를 주입해 원유 회수율을 증대시키면서 탄소는 가두는 방법이다.

다른 CCS기술과 달리 세계적으로 40년 전부터 적용되고 있는 검증된 기술로 가격경쟁력도 확보돼 있다. 더욱이 추가적인 원유생산으로 신규 수익도 생긴다는 게 유전매립의 가장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유전에서 1000톤 규모 파일럿 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다. 유전에 탄소 주입량은 늘리고, 원유 회수량을 지금 보다 높이는 게 목표다. 인도네시아 유전 실증에선 연간 1000톤 규모 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장 이후 탄소 누출 가능성에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선 제이텍과 지엔지테크놀러지 등이 관련 연구에 나섰다. 저장·결리 후 관리 분야는 세계적으로 개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로 수치해석적 알고리즘이나, 관측기술, 정보분석, 정보화 기술 등이 미비해 기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저장 분야는 포집만큼 중요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유전 매립은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확보와 운송비 등이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야 해외 유전을 테스트베드로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은 이미 100개 이상 상용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탄소 저장비용이 톤당 25달러 수준으로 경제성을 갖췄다. 신규 부지 확보는 경제성을 떠나 지역사회 반대 등 이슈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공정 설계와 현장 운영 경험이 부족해 아직은 시장 경쟁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탄소주입과 유전채취 전 과정 통합 기술, 실적 확보와 함께 대규모 통합 실증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공통된 목소리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