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이어 레이저 산업 분야에도 ‘무한 자금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레이저 기술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정밀 가공·절단 공정은 물론이고 의료, 조선, 군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필요한 기반 기술이다. 국내 기간산업 경쟁력을 견인할 레이저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레이저 산업분야에 수조원대 투자와 함께 적극적 정책지원을 하고 있다. 중국 레이저산업 분야 선두업체인 한스레이저에 최근 7500억원가량을 투자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스레이저는 연매출 1조원 규모 회사로, 레이저 광원부터 레이저 가공시스템까지 빠르게 세 확장하고 있다. 단숨에 세계가 주목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중국 정부 역할이 한몫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단일 업체에 지원해 주는 금액이 우리나라 전체 레이저 산업 규모를 웃돌 정도”라며 “레이저 광원 최대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레이저 산업의 중요성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레이저 광원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은 우리나라다. 글로벌 레이저 광원 업체인 트럼프, 로핀지 등 매출 30~40%가 우리나라에게 발생하고 있다. 최대 레이저 소비국이지만 국내 레이저 산업은 매우 취약하다. 광원을 대부분을 글로벌 업체서 수입해 레이저 응용장비 제작에 적용하고 있다. 3년 전 정부 차원에서 구축한 레이저센터 역시 광원 개발이 아닌 가공 장비 개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 사업 또한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하는 초기 단계다.
인프라 사업에만 치중한 탓에 국내 업체 대부분은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오테크닉스, 한빛레이저 등 일부 업체가 광원을 국산화해 시장 대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진 규모가 미미하다.
국내 업체는 반도체 문자 마킹(새김) 분야에서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레이저 용접·절단, 드릴링, 미세 가공, 의료용 기기 등 고부가 분야에선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 몇년간 국내 레이저 산업 발전을 위한 신규 연구개발(R&D) 비용은 3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없어진다.
전기영 LED/광 PD(수석연구원)는 “레이저 분야는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분야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광원 국산화는 국가적으로 시도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최근 구체적인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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