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업계가 넓고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을 강조한 ‘럭셔리 SUV’를 잇달아 출시한다. 수입차 소비자의 고급차 선호와 급증하는 레저용차(RV) 수요를 동시에 공략하려는 시도다. 대형 SUV 최고 인기 차종인 기아차 모하비 생산 공백으로 생긴 ‘무주공산’을 노린다.
포드코리아는 대형 SUV ‘익스플로러’ 부분변경 모델을 지난달 14일 출시했다. 넓은 공간과 안락한 실내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트에 마사지 기능까지 넣었다. 올해 9월까지 2675대가 팔리며 선전했다. 출시 첫 달을 맞은 신형 2.3ℓ 모델은 349대가 팔렸다. 연말 3.5ℓ 모델을 추가해 제품군을 확장한다.
국내 시장서 오랜 침체를 겪은 혼다도 21일 대형 SUV ‘파일럿’을 출시하며 부활을 노린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되는 신차다. 첨단 안전·편의 기능을 대폭 보강했다. 적응형순항제어(ACC), 차선유지지원장치(LKAS) 등이 포함된 지능형운전자지원시스템(ADAS) 패키지 ‘혼다 센싱’을 적용했다. 블루투스 오디오 등 그동안 모델 노후화로 쓸 수 없었던 편의 기능도 보완한다.
이들 차량은 고급·대형 SUV이자 가솔린차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 기아차 모하비 생산 공백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린다. 기아차 모하비는 대형 SUV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종이지만 유로6 대응에 따라 조만간 생산이 일시 중지된다. 여기에 수입차 소비자들의 높은 눈높이, RV 수요를 감안하면 판매 확대를 노려볼 만하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내년 최고 주력 차종으로 7인승 대형 SUV ‘XC90’을 준비한다. 볼보 본사는 이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해 연 판매 목표 5만대를 초과 달성했다. 국내에는 디젤뿐만 아니라 가솔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까지 전 제품군을 들여온다. 내년 상반기 순차 출시 예정이다. XC90은 브랜드 차세대 디자인 콘셉트를 처음 반영한 모델로, 첨단안전장치와 최고급 사양으로 무장한 실내 공간이 강점이다. 버튼 하나로 조수석을 접어 항공기 1등석 수준 뒷좌석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센터페시아 버튼은 모두 없애고 대형 터치스크린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어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소비자들은 SUV에서도 넓고 안락한 실내를 원하는 경향이 있어 국산차보다 대형 SUV 수요가 높을 수 있다”며 “디젤 스캔들과 경쟁 차종 생산 중단에 따른 반사 효과까지 감안하면 판매 확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