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34층 집무실 관리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롯데그룹은 20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고문 역할을 하는 SDJ코퍼레이션에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에서 퇴거하라고 통보했다. 불응 시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로비에서 ‘34층 총괄회장님 집무실 외부인 퇴거 통보’에 대해 설명했다.
송 대표는 “어제 내용증명도 보내고 직접 통지도 했는데, 여전히 퇴거를 하고 있지 않아서 오늘 직접 현장을 방문해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총괄회장과 회사 직원인 비서팀을 제외하고 외부인은 모두 퇴거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호텔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는 사장으로서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방에서 총괄회장 위임장이 있다고 하는데, 그건 나중에 법원에서 판단할 것이고 위임장이 있고 총괄회장이 말했다 하더라도, 회사에는 직원 채용규정과 인사규정과 내부 결재절차라는 것이 있다”라며 “저도 회사 대표이사지만 대표이사 1인이 마음대로 사람을 고용하고 해고하고 발령 내고 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며 그것은 위법하고 부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 주변에 배치한 직원을 해산하고 CCTV를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친필 서명이 담긴 통고서를 전달했다.
양 측은 이일민 전무 해임과 관련해서도 다투고 있다. SDJ코퍼레이션은 신 총괄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집무실에서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이일민 전무에게 19일 해임을 통보해 이 전무가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그룹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비서실장 해임 주장은 롯데그룹의 정당한 임원인사가 아니고 비서실장 해임 인사의 효력은 인정할 수 없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이 예고한 신임 비서실장에 대한 인사에 대해서도 롯데그룹은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