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

“일본이 LCD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시장에서 밀린 게 아니지 않습니까. 디스플레이 산업은 기반 기술이 함께 뒷받침 돼야 의미가 있습니다.”

박용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

[人사이트]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

가 구상하는 디스플레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핵심은 산업 기반이다. 지난 7월 선임된 박 PD는 올해까지는 과제 기획에 전념하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R&D 사업 새 틀을 만들 계획이다. 그는 미래를 주도할 특정 기술 하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장비·소재·부품 등 기반 기술에 국가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반 기술이 튼튼해야 산업 전체가 건강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정부 지원이 절실한 곳이 바로 기반 기술을 책임지는 중소·중견 기업이기 때문이다.

박 PD는 “일본이 시장에서 밀린 것은 패널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 경쟁력이 약해진 결과물”이라며 “산업 전체가 건강해야 디스플레이 패널 기업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론은 업력에서 나온다. 선익시스템 대표, 디엠에스 연구소장 등을 거치면서 장비나 소재 같은 기반 기술이야 말로 ‘타이밍이 생명’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나올 때 장비나 소재를 개발하는 국내 중소기업 기술력이 떨어지면 그 자리는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 차지다. 이후 국산화해도 들어갈 자리가 없다. 스펙이 확정된 후에는 요소기술 하나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는 “대면적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R&D 사업으로 대면적 플렉시블 문을 열었으니 이제는 이를 뒷받침하는 인력과 소재, 장비 기술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현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기존 장비를 개선해 사용하는 수준이고 전용장비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전용 장비가 나오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이 분야에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박 PD를 낙점한 것도 국가 R&D 기획에 현장 목소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산업부는 업무 현장 목소리를 정부에 생생하게 전달하고 시장에 꼭 필요한 과제를 발굴·기획하기 위해 업계 위주로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PD는 R&D 전담기관에서 R&D 기획·평가·관리·기술이전·사업화를 관리한다. 박 PD는 지난 20여년간 기업에서 선행연구를 이끌며 국가 R&D 방향을 고민해 왔다.

박 PD는 “중소기업은 국가 지원이 없으면 미래 기술 개발을 꿈꾸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후방산업 경쟁력을 키우면 더 많은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