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차량 모니터로 사방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어라운드뷰모니터(AVM) 화질을 HD급으로 개선한다. 신형 에쿠스와 K7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적용 차종을 늘려갈 예정이다. 화질 손실 없이 영상을 조합·전송하는 디지털 전송 기술이 핵심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연말 출시하는 신형 에쿠스, 내년 초 출시하는 신형 K7 AVM에 LVDS(Low-Voltage Differential Signaling) 방식 영상전송 카메라를 채택한다.
LVDS는 위상이 다른 두 신호를 동시 전송하는 디지털 전송기술 일종이다. LVDS를 구현하려면 케이블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 기술 채택으로 두 차종 AVM 화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기존에도 제네시스에 100만 화소급 카메라 센서를 적용했지만 아날로그(NTSC) 방식 영상전송 한계로 실제 모니터에서는 VGA 수준 화질을 구현했다. 영상전송 방식을 LVDS로 바꾸면 모니터에서 HD급 AVM 화면을 생생하게 나타낼 수 있다.
국내 양산차에 HD급 AVM이 장착되는 것은 처음이다. 현대·기아차는 기술 도입으로 두 차종 AVM 화질을 기존보다 40% 가까이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향후 현대·기아차가 HD급 AVM 장착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신기술이지만 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해외 완성차 및 부품사도 도입을 확대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LVDS 방식을 활용한 HD급 AVM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해외 선진 업체에서는 먼저 도입한 사례가 있다”며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고 있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은 만큼 도입 범위는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회사는 레이저 융착법으로 AVM용 카메라 렌즈 원가를 절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립을 간소화하고 방수 내구성을 높이면서도 약 5%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이번에는 이 공정을 도입하지 않았지만 향후 AVM 적용 확대시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검토한다.
AVM은 차량 전후, 좌우에 장착한 카메라로 주변 영상을 모아 한 데 표시하는 장치다. 영상 보정 기술로 네 영상을 합성, 차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시야를 제공한다. 골목길 등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와 주행 시 유용하다. 차체가 큰 고급차 위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출시를 앞둔 신차 기능과 관련된 부분은 절대 보안 사항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