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당초 폐수 처리 용도로 개발한 촉매를 지역 과수 농가에 지원, ‘대박’ 기술로 만들어 화제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에서 배와 키위 등을 재배하는 김상직씨는 ‘과산화수소 농법’을 활용해 과수 농장을 운영 중이다. 이 농법은 과산화수소 분해를 촉진할 일본산 촉매가 필수다. 하지만 촉매는 일본 독점으로 국내에 공급되기에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김씨는 지난해 5월 UNIST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연구부총장이던 정무영 UNIST 총장은 몇 차례 농장을 방문했고, 촉매 분야 석학인 이재성 교수(에너지 및 화학공학, 교학부총장)를 연결했다.
이 교수는 염색 공장 폐수 처리를 위해 개발한 촉매가 일본산 촉매와 동일하게 화학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고, 이 촉매를 김씨에게 제공했다.
촉매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김씨는 이 촉매를 키위 농사로까지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씨는 “일본산 촉매보다 효과가 우수했다. UNIST 촉매를 활용해 울산을 대표하는 과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촉매 기술이 지역 농가에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될 줄은 몰랐다. 지역과 더욱 소통해 UNIST 보유 원천 기술을 지역 농가에서 더 많이 응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UNIST의 과기원 출범을 맞아 과산화수소 농법으로 시험 재배한 박을 정무영 초대총장에게 선물했다. 이 박은 UNIST 촉매 기술이 접목돼 보통 박보다 세 배 이상 크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