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생존을 위해 중국 업체와 손을 잡았다. 생산 협업으로 원가를 대폭 절감하는 것이 목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세미콘라이트·서울반도체·우리조명 등 국내 주요 LED 업체가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을 중국에서 찾고 있다.
세미콘라이트는 LED 칩을 만들기 위해 중국과 대만업체로부터 부분적 외주 생산을 하고 있다. LED 플립칩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후공정만 직접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주 생산해 원가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는 원재료인 에피는 글로벌 업체로부터 소싱하고, 전공정 가운데 일부 포토·식각 공정은 대만 에피스타와 합작법인인 SF라이트에서 생산한다.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유기화학금속증착장비(MOCVD) 장비는 자체적으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박은현 세미콘라이트 대표는 “하이브리드 해외 아웃소싱 생산 전략이 수익성 개선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아웃소싱 생산을 보다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2002년 중국생산법인을 설립하면서 중국 현지 생산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최대 LED 칩 생산업체인 사난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저출력 LED 칩을 양산하고 있다. 저가형 범용 LED 칩 시장에선 중국 업체와 협력하지만 고부가 제품 생산은 독자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LED 칩을 프레임에 붙이고 와이어 본딩으로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패키징’ 공정을 없앤 신개념 초소형 LED를 선보였다.
조명 업계도 중국 업체와 생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조명은 제품 품질은 유지하면서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완제품을 소싱하는 ‘커넥티드&디벨럽먼트(C&D)’ 전략과 외주 개발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팩토리 소싱’ 전략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C&D 전략은 튜브와 같은 이미 표준화된 범용 부품을 중국 업체에 위탁생산하는 게 주요 골자다. 최근 중국 업체 4곳과 협력을 맺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팩토리 소싱은 개발·품질 인력과 생산설비를 소싱하는 방식으로, 램프류와 등기구 등 인도어 조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규성 우리조명 대표는 “최근 30여군데 중국 현지 생산 업체를 둘러보고 최종적으로 아웃소싱 맡길 수 있는 4곳을 선정했다”며 “중국의 값싼 인건비를 활용하되 높은 제품 품질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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