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디자이너 출신이라 제품 스케치만 해놓고 상품화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글로벌 생활명품사업 덕분에 제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원차일드는 올해 정부가 지원한 글로벌 생활명품 산업 30개 제품에 선정돼 유아동용 그릇인 키즈볼을 세상에 내놨다. 이상엽 원차일드 대표는 아이가 밥 먹는 모습을 보다가 키즈볼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상품화 단계에서 길이 막혀 아이디어만 갖고 있던 상태였다. 그는 “디자인진흥원 공모를 보지 못했으면 아직도 제품이 세상에 못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으로 세상에 빛을 본 키즈볼은 최근 세계 최대 생활 소비재 인테리어 박람회인 메종오브제에 참가해 높은 호응을 받았다.
이 대표는 “스페인과 벨기에 바이어와 샘플링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벨기에는 우리 제품을 수입해 유럽 7개국 600개 매장에 물건을 넣을 예정으로 가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소기업이 ‘디자인 융·복합’으로 날개를 달아 해외로 뻗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롯데그룹이 실시한 ‘글로벌생활명품 지원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을 진행해 10개 제품을 선정했다. 이 중 나전칠기컴은 ‘스마트폰 케이스’로 대박을 냈다. 회사는 일본 휴대폰 케이스 대기업인 테크노 블러드(Techno Blood)와 계약을 체결해 매출액이 200% 뛰었다. 지난달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한 이후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선물용 제품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퍼니피쉬 한글 조명은 시진핑 방한 시 기념품으로 채택돼 매출이 110% 증가했다. 퍼니피쉬는 미국 내 물류센터도 구축했다.
글로벌생활명품 지원사업은 창조경제 일환으로 국내 대표 생활 디자인 명품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고급 제품 수요가 늘고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하이엔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중저가 가격경쟁 위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디자인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기술개발 투자가 저조하고 기획, 마케팅, 브랜드 투자도 미흡하다.
정부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디자인 멘토링과 R&D 자금 지원을 하고, 롯데는 중소기업이 유통 판로를 여는데 디딤돌 역할을 한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10개 품목을 선정해 지원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는 선정 제품을 30개로 늘렸다.
유통을 맡은 롯데는 중국에도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잠실 롯데월드몰 3층에 연 ‘글로벌 생활명품’ 매장 문을 연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매출이 크지는 않지만, 중국 관광객에게 반응이 좋아 다른 유통 채널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에 전용 ‘한국 상품전’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