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과학계 ‘대한민국 창조경제’ 주목

투르키 사우드 빈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과학기술처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9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임종태 센터장(〃두 번째)과 시제품 제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투르키 사우드 빈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과학기술처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19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 임종태 센터장(〃두 번째)과 시제품 제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세계 과학기술계가 ‘대한민국 창조경제’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대전센터)로 몰리고 있다.

21일 대전센터에 따르면 세계과학정상회의에 참석한 과학기술 장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이 잇따라 대전센터를 찾고 있다.

대전센터 출범 이후 해외 대사관과 정부 부처 관계자, 국회의원, 대학 교수진이 찾긴 했지만 장관과 국제기구 수뇌부가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정부와 대기업이 협력하고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창조경제식 창업생태계’에 관심을 드러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지난 20일 윤종원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 등과 함께 대전센터 방문를 찾았다.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대전센터 벤처기업 육성전략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세계과학기술포럼 특별강연에서 “창조경제는 한국의 성장 패러다임을 산업화 경제에서 과학기술 혁신과 창의성에 기반한 구조로 전환한 것”이라며 “핀란드 연구개발(R&D) 혁신전략, 독일 첨단기술전략과 함께 가장 성공적인 국가혁신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센터에서 기술벤처 4곳 시연을 둘러 본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하이테크에 기반한 벤처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정말 좋은 모델”이라며 “일자리는 대기업이 아닌 새로 시작하는 회사가 창출하는데 OECD도 이런 모델을 연구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지난 19일에는 투르키 사우드 빈 모하메드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과학기술처장이 대전센터를 방문했다. 사우디 왕자인 투르키 처장은 사우디 성장 동력원을 찾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투르키 처장은 “사우디도 정부가 혁신을 주도하면서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창조경제식 협력 모델을 서둘러 도입하고 싶다”며 “한국 정부와 대전센터와 협력하는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지난 2008년부터 실리콘밸리 등 해외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한 뒤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을 육성해 왔다. 최근에는 인큐베이팅 기관을 설립하는 등 육성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3월 SK와 사우디 최대 이동통신사인 사우디텔레콤간 창조경제식 인큐베이팅 모델을 수출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투르키 처장은 “대전센터와 SK, 사우디텔레콤 등 3자가 진행하는 창조경제 이식 작업에 사우디 정부가 참여하는 4자간 구도를 형성해 사우디판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 책임자가 정부 차원의 협력 모델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돼 향후 창조경제 성과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22일에는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른 국가 장차관 인사 10여명이 방문할 예정이다.

임종태 대전센터장은 “창조경제식 창업시스템으로 고용창출 등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창조경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 브랜드가 됐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