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을 찾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수도권 들녘은 무르익은 벼의 노란색 물결로 넘실대고 가을 햇살을 가득 받아 반짝이는 억새는 지난 추억을 되살린다.
여건만 된다면 1박 2일이나 2박 3일 코스로 멀리 떠나도 좋겠지만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보는 것도 이 계절을 보내기 좋은 방법이다.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가까운 신도·시도·모도(인천시 옹진군)는 선택할 수 있는 근교여행 코스 가운데 하나다. 행정자치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여행하기 좋은 섬 베스트9’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도·시도·모도는 각각 다른 섬이지만 연도교로 인해 한 섬처럼 오갈 수 있어 ‘삼형제섬’으로 불린다. 넒은 등산로를 갖춘 신도 구봉산(178.4m)에 오르고 시도·모도를 도보나 자전거를 빌려 트래킹하려는 이들이 많이 찾고 있다.
운서역에서 하차한 뒤 버스를 이용해 삼목선착장으로 이동하면 뱃길로 10여 분만에 닿을 수 있어 단 하루의 여유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김순근 공항철도 홍보실장은 “신도·시도·모도는 배로 10여분 만에 닿을 수 있어 단 하루의 여유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가까운 섬”이라며 “공항철도를 타고 운서역을 향하는 동안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서해 갯벌 칠면초 군락은 낯선 풍경에 눈 뜰 줄 아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여행의 덤”이라고 소개했다.
◇풀하우스 촬영지로 유명한 신도
신도는 면적 6.92㎢, 해안선길이 16.1㎞로 신·시·모도 삼형제 섬 중 가장 큰 맏형 섬이다. 신도라는 이름은 이곳에 사는 주민이 성실하고 순박하다는 뜻에서 유래됐다. 신도에 우뚝 솟은 구봉산 정상에 오르면 영종도 등 황해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도는 드라마 ‘슬픈연가’와 ‘풀하우스’ 촬영지로 유명하다. 한류스타 권상우·김희선 주연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는 언덕 위에 있어 그림 같은 집 데크에 서서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희고 고운 모래가 매력인 시도
신도에서 시도로 연도교를 건너면 드라마 ‘슬픈연가’를 촬영한 세트장으로 향하게 된다. 북도면사무소 앞 삼거리 방향으로 계속 걷다보면 왼쪽으로 염전, 오른쪽으로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아이와 함께라면 바닷물을 담아 소금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며 걸어가기에 좋은 길이다.
희고 고운 모래가 매력적인 작고 아담한 수기해변은 소나무 숲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슬픈연가’ 세트장 앞 나무계단을 따라 해안으로 내려가면 수기해변에 닿는다.
해안에 돌을 담처럼 쌓아놓은 독특한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밀물 때 바닷물과 함께 들어왔던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해서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로방식인 ‘독살’이란 곳이 눈길을 끈다.
◇‘배미꾸미 조각공원’으로 유명한 모도
모도는 전체 면적이 810㎡에 이르는 작은 섬이다. 예로부터 당도 높은 포도와 자연산 굴로 유명했지만 최근 젊은층 사이에선 조각가 이일호가 조성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해안 중간에 위치한 ‘배미꾸미 조각공원’은 해변 곳곳에 에로틱한 작품들이 전시돼 있고 2006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