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성장 거점이다. 하지만 산단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과 폐수 등 환경오염은 지역사회와 갈등을 빚는 성장 속 어두운 그림자다.
우리나라는 2005년부터 생태산업단지(EIP)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EIP는 산단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폐열을 다른 기업 원료나 에너지로 재사용해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오염을 최소화, 녹색산단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올해로 10년째다. 돌이켜보면 EIP 사업성과는 나쁘지 않다. 지난 10년간 전국 46개 산단을 대상으로 산업현장에서 발굴한 과제는 452건이다. 이 중 118개가 사업모델로 만들어졌다. 사업화율이 57.6%에 달한다.
산업단지공단은 EIP사업으로 1조3300억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거뒀다. 500만톤이 넘는 온실가스저감 효과도 달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전국 지역별 EIP 사업성과를 들여다보면 보다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대구에서는 EIP 사업 지원으로 섬유코팅공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용제 폐톨루엔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구염색산단에서 연간 배출하는 폐톨루엔 8000여톤을 전량 재활용하면 이산화탄소 6500여톤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악취도 없애고 폐유를 재활용하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울산은 지난 10년간 EIP사업으로 1183억원 비용절감, 48만7000톤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거뒀다. 전국 EIP 대부분 비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마가편이라고 했던가. EIP 사업이 성과를 내는 만큼 속도를 내야 한다. 지원 범위를 산단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 산단과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자원순환 과제를 발굴해야 한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고리도 만들어야 한다. 자원재활용 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과제다. 산업환경 녹색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 확대도 필요하다. 그 길이 우리나라 생태산단이 창조경제형으로 진화하는 지름길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