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콤 노조, 거래소에 IT사업권 인정 요구…천막투쟁 시작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한국거래소가 지주회사로 체제를 변경 과정에서 홀딩스에 IT사업부를 신설하고 자본시장IT 사업을 담당하는 코스콤을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자본시장IT의 중복투자뿐만 아니라 한 계열사 간 사업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코스콤 노조가 한국거래소와 정부 당국이 거래소 지주회사 체제의 직접 당사자인 코스콤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며 농성을 시작해 파장이 예상된다.

코스콤 노조는 22일 자본시장구조개혁 관련 법이 개정될 때까지 무기한 천막투쟁을 시작한다고 발혔다.

코스콤 노조 관계자는 “거래소의 IT인력을 홀딩스로 편입시켜 IT사업부서를 만들기 위해 사업지주회사로 바꾸려고 한다”며 “지주회사 내에 IT사업부서가 있고 코스콤을 자회사로 두면 자본시장IT 사업에서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음에도 코스콤의 입장을 전혀 듣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지주회사로 바뀔 경우 홀딩스에서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홀딩스에서 별도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일반적인 국내 지주회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코스콤 노조 측은 거래소에서 IT사업부서를 만들지 말고 코스콤의 사업권을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는 해외 거래소들이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실제 NYSE, 나스닥 등 주요 해외 거래소들은 지주회사가 IT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별도의 IT자회사를 두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관계자는 “과거 KT와 KTF의 합병에서 보듯 지주회사 편입 이후 자회사는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는 코스콤의 설립목적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콤은 1977년 재정경제부의 거래소 내 증권전산실 설치 지시에 따라 설립됐다. 이후 2010년 거래소 요구에 따라 정보시스템 소유권을 거래소로 이전하고, IT시스템 개발 및 운용은 전문회사인 코스콤이 담당해왔다.

또 현재 코스콤이 제공하는 복구센터, 네트워크 서비스, 데이터 서비스 등을 대부분의 증권사와 금융투자업계가 이용하고 있다. 탄소거래소의 시스템도 코스콤에서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코스콤은 자본시장IT 발전의 궤를 같이해온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스콤 노조는 금융 당국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IT가 경재 산업을 위한 중요한 신사업임을 알면서도 행정 편의를 위해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7월 발표한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에 코스콤에 대한 애기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9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 변경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slle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