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범 UNIST 교수, 기형종 우려 없는 줄기세포 제작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발암 가능성을 배제한 새로운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UNIST(울산과기원·총장 정무영)는 김정범 생명과학부 교수(한스쉘러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연구팀(이하 김 교수팀)이 단일 유전자만으로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Oligodendrocyte progenitor cell, 이하 OPC)’를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단일 유전자를 활용해 척수손상 치료가 가능한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를 유도한 김정범 교수(오른쪽)와 이현아 석박사통합과정생.
단일 유전자를 활용해 척수손상 치료가 가능한 `희소돌기아교전구세포`를 유도한 김정범 교수(오른쪽)와 이현아 석박사통합과정생.

OPC는 인체 척수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보호막 ‘신경수초’를 구성하는 척수세포다. 척수손상으로 파괴된 신경수초를 재생하는 척수손상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줄기세포 핵심 유전자인 ‘옥트포(Oct4)’ 하나만 피부세포에 주입해 OPC를 ‘직접 교차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교차 분화는 피부세포에서 원하는 줄기세포를 바로 분화해내는 기술이다. 이렇게 만든 OPC는 여러 세포로 분화될 수 있는 ‘전분화능 상태’에 이르지 않아 암세포 등 기형종이 나타날 우려가 없다.

또 김 교수팀 OPC는 기존 OPC와 달리 자가증식과 척수를 이루는 세포종인 ‘성상세포’로도 분화 가능하다.

10개월에 걸친 동물실험으로 유전적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검증한 김 교수팀은 바이오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해 척수손상 치료 효율을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 교수는 “세포 특성과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이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데 4년이 걸렸다. 기존 OPC 추출법이 지닌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세포 제작기술로 척수손상 등 난치병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IT·SW융합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 학술지 ‘엠보저널(EMBO Journal)’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