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8000억원에 이르는 환율 효과도 삼성 편이었다.
삼성전자는 29일 올 3분기 연결기준으로 7조3900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7.1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82.08% 증가했다. 매출은 51조68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48%, 작년 동기보다 8.93%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11조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한다고 밝혔다. 주주환원 정책 일환으로 매입 규모는 역대 최대다. 시설투자는 27조원으로 반도체만 15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삼성SDS와 합병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반도체 최대 성과…회사 이익 절반 차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3분기 매출 20조31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 상승했다. 반도체 12조8200억원, 디스플레이 7조4900억원으로 각각 14%, 13% 증가했다. DS부문 영업이익은 4조65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900억원 상승했다. 반도체 3조6600억원, 디스플레이 9300억원이다.
시스템LSI는 14나노 파운드리 사업을 모바일 외에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고스펙부터 저스펙까지 대응할 수 있는 공정을 갖춘다. D램은 성수기 효과가 둔화하지만 스마트폰용 D램 탑재 용량 증가는 기회다. DDR4·LPDDR4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나노 공정 제품 비중을 늘려 원가경쟁력도 높인다.
디스플레이는 신흥시장 수요 감소와 경쟁사 생산 증설로 4분기에 공급 초과가 발생해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OLED 외부 거래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내년에는 외부 판매를 3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CD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가동률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모바일, 영업익 줄었지만 판매량 증가에 기대
3분기 IT·모바일(IM)부문 매출은 26조61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3600억원 감소했다. 갤럭시S6 시리즈 가격 인하, 중저가폰 판매 증가가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1억500만대로 2분기(8900만대) 대비 1600만대 증가했다.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80%(약 8400만대)로 지난 분기보다 1000만대 이상 늘었다. A시리즈, J시리즈 등 중저가폰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향후 사업에 긍정적 신호다. 중저가폰은 ASP가 낮아 당장 수익에는 도움이 안 되지만 점유율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늘릴 수 있다.
4분기 스마트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삼성전자는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 아이폰6S가 출시됐고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성장 둔화가 위협 요인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전략 강화, 삼성페이와 웨어러블 기기를 앞세운 시너지 효과로 4분기 수익 증대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갤럭시노트5 판매 확대와 갤럭시S7 조기 출시 등 프리미엄 전략과 삼성페이의 중저가폰 확대 여부가 관심이다.
◇TV, 내년 올림픽 프리미엄에 기대…가전 프리미엄 전략강화
소비자가전(CE)부문은 내년 4K(UHD, 3840×2160) 콘텐츠 확산과 올림픽·유로2016 등 대형 스포츠 대회를 맞아 TV 실적 회복을 기대한다.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4분기 성수기를 공략한다.
3분기 LCD TV 판매 실적은 1100만대로 집계됐다. 1분기 980만대, 2분기 1000만대에 이어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연간으로는 지난해 5200만대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4분기 판매 예상치를 3분기보다 40% 증가한 1540만대로 잡아도 4620만대에 그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4K, 화면 대형화, 리우올림픽에 힘입어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정영락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상무는 “SUHD, 60인치 이상 초대형, 커브드(곡면) 등 프리미엄 매출 비중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 도전에 가격 대응은 하지 않기로 했다.
생활가전은 북미 수요 회복세를 타고 프리미엄 제품 매출 비중이 49%로 상승했다. 내년 세계 경기침체 지속으로 인한 시장 약세가 예상되지만 혁신제품과 기업 간 거래(B2B) 강화로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조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