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12월 인상 가능성 높아져…달러화 강세 재연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하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명확히 언급해 주목된다.

미국 연준은 2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0월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연방기금 금리 현재 목표치인 0∼0.25%가 여전히 적절하다는 판단을 재확인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고용과 물가 지표, 물가상승 전망, 금융시장 국제적 상황 등을 점검한 뒤 다음 회의에서 목표치를 인상하는 게 적절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시장이 좀 더 개선되고 물가가 중기 목표치인 2%까지 오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는 문구를 성명에 포함했다.

문제는 ‘다음 회의’라는 문구가 7년 만에 다시 등장한 점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등 수뇌부가 연내 금리 인상을 공언해온 것이 허언이 아니란 점이 명확해졌다. 다음 회의는 6주 뒤에 열리는 12월 정례회의를 말하는 것으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성명서 문구 변화가 12월 FOMC서 금리 인상을 확정짓는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상당함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12월 FOMC에 다가설수록 연준의 정책 변경 위험에 대한 시장 긴장감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등은 연준 성명이 예상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면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29일 국내 증시도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날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로 상승 출발했던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3분기 실적 악화 지속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반면에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급등했다. 지난 3분기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환율이 올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12월 인상론이 대두되면서 다시 환율시장이 들썩이는 것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인상 의지가 다시 나온 만큼 3분기만큼은 아니지만 달러화 강세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위험자산의 단기랠리가 끝나고 강달러 압력 부상과 신흥국 위험 등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주요국 간 통화정책 불협화음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