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분기 가전에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갔다. 휴대폰 사업은 적자로 돌아섰다.
29일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4조288억원, 영업이익 29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으나 주요 시장에서 TV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전 분기 보다 소폭(0.7%)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가전부문 실적호조와 TV 흑자전환 효과로 전 분기보다 20.5%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는 36.8% 감소한 규모다.
LG전자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는 자동차부품(VC)은 3분기 4786억원 매출에 8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6% 늘었고 적자 규모는 줄었다.
◇실적 지킴이 ‘LG 가전’… 4분기 성수기 집중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는 2456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지난 2분기보다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률 모두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 4.7% 상승하며 LG전자 실적 버팀목이 됐다.
생활가전은 북미 수요 회복이 판매확대로 연결됐다. 냉장고와 세탁기 모두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출시한 트윈워시 세탁기를 비롯한 혁신 제품 판매 호조도 지속됐다. 에어솔루션은 중남미 시장에서 환율 영향으로 매출이 줄었으나 기업 간 거래(B2B) 확대에 따른 시스템에어컨 실적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LG전자는 이날 향후 가전 경쟁력 강화 3대 요소로 △기술우위 △가전·통신·디스플레이 등 핵심 기술 융합 제품 출시 △B2B 강화를 내걸었다.
4분기 국내는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고 해외도 환율 변동, 경기 위축으로 시장 변동이 극심할 전망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워 성수기 실적개선을 노린다.
◇프리미엄·환율 덕…TV 흑자전환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370억원 흑자를 내며 적자에서 벗어났다.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울트라HD(4K, 3840×2160)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환율이 실적을 구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중남미, 러시아 등 주요 시장에서 출하량이 증가했다. 올레드 TV는 판매지역 확대와 함께 판매량이 2분기보다 두 배 늘었다. 일본과 중국 제조사 OLED TV 출시가 잇따르며 ‘올레드=LG’ 입지 구축도 기대한다.
상반기 실적 발목을 잡았던 환율은 원화 약세로 오히려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6월 기준 원화의 3분기 미국 달러화 대비 평가 절하율은 5.9%로 선진 20개국(G20) 중 여덟 번째로 높았다. 1분기에는 0.99%에 그치며 달러화 거래에 기반을 둔 수출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쳐 실적부진 원인이 됐다.
4분기에는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려는 제조사 간 경쟁 심화를 프리미엄으로 이겨낸다. 중국 업계 공세에는 “상당히 위협적”이라 평가하면서도 △스마트 TV △디자인 △올레드로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MC사업본부, 6분기 만에 적자…V10에 기대
3분기 LG전자 MC사업본부는 매출 3조3774억원, 영업손실 776억원으로 6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전 분기 2억원으로 급락했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며 전망을 어둡게 했다. LG전자는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단가 하락, 주요 성장시장 환율 영향 등이 적자 전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판매량은 총 1720만대다. 스마트폰은 1490만대를 팔았다. 이 중 LTE 스마트폰은 970만대로 LTE 스마트폰만 놓고 보면 역대 최다 판매다. 하지만 적자를 기록한 것은 보급형이나 중저가폰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저조했다는 의미다.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4분기 전망 역시 안갯속이다. LG전자는 최근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V10과 넥서스 5X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V10은 곧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출시될 G5로 이어지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ASP 증대에 나설 방침이다.
구글과 합작폰 넥서스 5X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미 글로벌 출시를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 5X는 출시작마다 500만대 가까이 팔리며 LG전자 중저가폰 판매에 기여했다. V10과 넥서스 5X를 앞세운 ‘프리미엄-보급형’ 쌍끌이 전략이 LG전자 4분기에 띄운 승부수다.
[표]LG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억원)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