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롯데그룹에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 지분을 넘기고 배터리 사업에 집중한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 보유 지분 14.65% 전량과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 지분 90%를 각각 2189억원, 2조5850억원에 롯데그룹에 매각한다고 30일 밝혔다.
케미칼 사업부문 지분 90%는 즉시 매각하고 나머지 10%는 3년 후에 넘기로 했다.
삼성SDI 이번 매각은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깔렸다.
시장조사기관 IHS·B3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4년 220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2015년 170억 달러에서 2020년 302억 달러로 성장하며, 리튬이온 배터리 점유율은 2015년 20%에서 2020년 27.7%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올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의 전기차 배터리팩 사업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시안에 업계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전략적으로 밀고 있음에도 삼성SDI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1월~9월 시장 점유율은 5.3%로 LG화학 7.7%에 뒤처져 있다. 업계 1위 파나소닉 34.4%와는 큰 차이가 난다.
삼성SDI는 배터리 중심 사업 구조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향후 5년 간 총 2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0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매각을 통한 재원을 생산라인 증설과 배터리 소재 R&D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사 케미칼 제품은 ABS, PC 등의 합성수지로 석유화학 기초원료부터 수직 계열화를 이루지 못해 원가 경쟁력과 지속적인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반면에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 기초 원료 사업에서 강점을 지녀 이번 계약으로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