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센터를가다]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충남테크노파크 본부 태양광 제작터에서 입주기업 직원이 레이저커터기를 이용해 태양광 모듈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충남테크노파크 본부 태양광 제작터에서 입주기업 직원이 레이저커터기를 이용해 태양광 모듈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한화와 충청남도가 설립한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열한 번째로 문을 열었다. 태양광 클러스터 구축, 중소벤처기업 해외진출 지원, 농수산품 명품화라는 3대 과제를 안고 출발했으며 벌써 크고 작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큐셀과 한화갤러리아 인력과 유통망을 활용한 논스톱 지원이 실효를 거두고 있다.

◇우수 농수산품, 명품으로 키운다

천안에 위치한 한화갤러리아 센터시티점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매장 한켠에 아름드리숍이라는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금산 흑삼, 태안 소금, 한산 소곡주 등 지역 특산 농수산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이 제품은 매장에 진열된 다른 제품과 유통 경로가 좀 다르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충남혁신센터)가 선정한 지역 우수 농수산품으로 제품 포장 디자인 개발부터 최종 판매까지 지원한다. 입점 제품은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누적 매출 4억원을 넘어서며 소비자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7일 천안 충남테크노파크 생산관 1층(858㎡)에 자리잡은 충남혁신센터 본부에 들어서자 마침 매주 화·목요일에 열리는 ‘화목한 디자인 데이’가 열리고 있었다.

지역 특산품 생산자는 소비자·시장 분석 없이 단순 가공해 판매하는 일이 많다. 품질과 효능이 아무리 좋아도 홍보나 마케팅력이 부족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화목한 디자인 데이’는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제품 디자인·마케팅 컨설팅 전문기업과 농수산물 판매자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프로그램이다. 컨설팅 비용은 충남혁신센터가 부담한다. 사과 와인 등 여러 제품이 컨설팅을 받고 포장 디자인을 개선한 뒤 아름드리숍에 입점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고객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이벤트 상품으로 우수 농수산물을 제공한다.

이태경 충남혁신센터 기업지원팀장은 “판매 중인 대다수 상품이 한화 갤러리아백화점 머천다이저(MD)가 센터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제품 디자인 등 상품화에 참여한 것”이라며 “백화점 전문 인력과 유통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실질적 지원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충남혁신센터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는 ‘농수산품 명품화’다. ICT, 디지털, 첨단소재 산업 등에 집중된 창조경제 패러다임을 1차 산업으로 확대한 것이다. 농·림·축·수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을 살려 특산물 품질·디자인을 개선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소비자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명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 지역문화, 전통, 제작자 장인정신 등을 담은 스토리텔링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룹 주력사업 태양광, 중기와 함께 큰다

충남혁신센터 태양광 시제품 제작터로 이동하자 입주기업 직원이 응용제품을 만들고자 모듈을 자르고 있었다. 태양광전지를 활용한 응용제품을 만드는 입주기업에 필요한 장비로 충남혁신센터가 무상으로 제공했다. 자른 모듈을 이어 붙이는 라미네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인공 태양광을 만들어내는 ‘솔라 시뮬레이터’도 마련했다. 이같은 지원 덕분에 태양광 분야 입주 1호 기업인 솔레이텍은 위치 파악, 체온유지 기능이 있는 해상용 솔라튜브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국농림시스템도 태양광 해충포집기·조류퇴치기·목책기를 비록한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충청남도를 우리나라 대표 태양광산업 클러스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핵심 과제는 우수 중소기업 발굴·육성이다.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충남 죽도 에너지자립섬 사업을 우수 기업 발굴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죽도 거주 31가구가 사용할 전기를 212㎾급 태양광 발전소로 100% 공급한다. 25억원 사업비 가운데 60%를 한화가 부담한다. 사업에 지역 시공업체를 참여시키고 우수 기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앞으로 산간·도서지역을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소 이용 에너지자립 모델 적용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을 사업 파트너로 참여시킬 방침이다.

내년 2월에는 서산 벤처타운도 준공한다. 신재생 벤처·중소기업 25개가 입주한다. 사업에 필요한 테스드베드와 실제 사업 기회가 주어진다. 11월까지 입주사를 선정하고 2월 개소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오근 충남혁신센터 창업지원팀장은 “벤처타운은 부지 1만6500여㎡(5000평), 건평 6600여㎡(2000평) 건물로 지어지는데 입주기업은 제품 개발·해외시장 진출 관련 지원을 원스톱으로 받게 된다”며 “입주 희망 기업이 발전·시공 분야에 쏠려 있지만 앞으로 R&D, 기술 관련 기업도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8일 회의실에서 유망창업기업가를 대상으로 `희망창업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충남혁신센터 자료>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28일 회의실에서 유망창업기업가를 대상으로 `희망창업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충남혁신센터 자료>

◇금융, 해외 진출도 지원

충남혁신센터는 우수 중소기업 발굴·육성·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기업 지원펀드 가운데 9억원은 이미 웨이웨어러블에 돌아갔다. 피부 상태를 사물인터넷(IoT)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다양한 화장품을 사용해보고 어떤 제품이 나에게 잘 맞는지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태양광 사업화 아이디어 공모전을 벌여 선정된 기업에 사업화 기회를 준다. 제품, 디자인 분야 공모전을 따로 실시해 제품분야 아홉 개, 디자인분야 일곱 개 팀을 선정하고 제작 전 과정을 지원한다.

‘한화 드림플러스 GEP(Global Expansion Program)’를 연계해 해외 진출도 돕는다. 연간 3회 공모로 해외사업화를 지원한다. 한화케미칼(중국), 한화큐셀재팬(일본), 한화생명·한화무역(베트남) 등 계열사가 지역별로 진출 전략을 수립해 현지 기업과 다리를 놔준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에이알모드커뮤니케이션은 지난 5월 충남혁신센터에 입주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9월 영화진흥위원회 극장 애니메이션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돼 4억8000만원 투자를 유치했다. ‘외계돼지 피피’를 주인공으로 시즌2 애니매이션 제작에 나선다. GEP 프로그램으로 중국 미디어기업과 투자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00번가의 톡’이라는 발표 대회를 열어 우수 아이디어 창업자 또는 예비창업자를 발굴, 투자 지원 등 창업 활동을 돕고 있다. 6개월 챌린지 플랫폼, 패스트트랙(Fast-Track) 프로그램과 투자 대회 등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권오근 팀장은 “GEP 공모전에 73개 기업이 접수하는 등 지역 열기가 뜨겁다”며 “11월 안에 5개 기업을 선발해 일본, 베트남, 중국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


◆입주기업가 대표가 말하는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이만근 솔레이텍 대표

이만근 솔레이텍 대표
이만근 솔레이텍 대표

태양광 응용제품은 장비 지원이 필수다. 모듈을 자르고 붙이는 테스트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은 큰 도움이다. 개발한 제품은 디자인 컨설팅은 물론 판로 개척과 관련한 지원도 받는다.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은 소비자 눈길을 끌기 어려운데 한화라는 대기업이 같이 영업에 나서주니까 신뢰성이 크게 향상됐다. 앞으로 전자제품 수준 품질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데 대기업 지원이 있어 가능하다고 본다.

◇강인규 AR모드커뮤니케이션 대표

강인규 AR모드커뮤니케이션 대표
강인규 AR모드커뮤니케이션 대표

충남혁신센터 입주 기업이라는 이름표가 최근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믿는다. 중소기업이 투자를 받으려면 투자자에게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충남센터가 보증한 셈이다. 최근 중국 미디어 기업과 투자 관련 미팅을 갖게 됐다. 이 또한 한화 해외시장진출지원 프로그램 일환이다. 중소기업이 해외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대기업이 중개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성사됐다.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투·융자 펀드

자료: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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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