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경영권 승계를 마음에 품어왔습니다. 이제 회사도 성인이 됐으니 새로운 동력을 준비할 수 있도록 후배에게 길을 터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텍플러스 이사회 의장실에서 만난 임쌍근 전 인텍플러스 대표 얼굴은 밝았다.
![[인터뷰]회사 발전 위해 후배에게 경영권 승계 임쌍근 인텍플러스 이사회 의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511/738148_20151030142919_188_0001.jpg)
그는 지난달 13일 회사 2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대표 자리를 내려놨다. 이제 공식 직함은 인텍플러스 이사회 의장이다.
50대 중반인 임 전 대표는 충분히 경영 일선에서 뛸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후배 이상윤 전무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
임 전 대표는 용퇴 배경을 묻자 선순환 경영 체제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텍플러스는 누구 한 사람의 회사라기보다 후배와 함께 키웠으니 대표도 회사 구성원이 승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신임 대표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선순환 경영 체제가 지속될 수 있도록 후계자 선출을 위한 공개 절차도 마련했다. 전임자 덕목 중 하나가 후임자를 잘 선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가족 승계는 생각해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기술 기반 벤처기업은 전문 경영인보다 회사를 가장 잘 알고 오랫동안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맡는게 바람직하다”며 “우리 회사에 내 가족, 내 친척이 와서 무얼 할 수 있겠느냐. 가계 승계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내에게 경영권 승계 결심을 밝힌 시점도 그가 경영권을 내려놓기 불과 일주일 전이었다.
임 전 대표는 “언제가 좋을까 경영권 승계 시기를 조율하다 올해로 회사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성인이 됐고 앞으로 변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후임한테 물려주더라도 회사가 왕성하고 활발한 상태에서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결심을 굳혔다.
신임 이 대표는 임 전 대표가 아끼는 후배다. KAIST 박사 출신으로, 회사 연구소장과 전무를 거쳤다.
임 전 대표는 퇴임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지분 154만주 중 3분의 2가 넘는 114만주를 이 대표와 임원, 회사에 증여했다. 신임 대표에게 경영권과 지분을 함께 양도함으로써 제대로 경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 것이다.
임 전 대표는 2011년 1월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됐던 당시를 잊지 못한다. 창업 후 15년 만에 일궈낸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이후 그는 인텍플러스를 국내 반도체 외관 검사장비 1위 기업으로 키워냈다.
코스닥 상장 전 유럽발 금융위기 등 국내외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 직원 연봉을 두 차례나 삭감해야만 했던 아픈 기억도 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코스닥 상장을 일궈내면서 임 전 대표는 당시 삭감된 연봉을 모두 회복시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당시 고통을 함께 하며 회사를 지켜냈던 직원은 회사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인텍플러스는 올해 변화가 많다. 지난해 반토막 났던 회사 매출이 제자리로 돌아와 전성기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00만달러 수출탑 수상도 점쳐진다.
임 전 대표는 얼마전까지 회사 휴게실로 사용했던 공간을 이사회 의장실로 활용하고 있다.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회사 주요 현안을 다루는 이사회를 챙기겠다는 생각이다.
“외형을 키우기보다는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내실 있는 회사로 성장시켰으면 합니다. 기술적인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고객과 같이 갈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합니다.”
임쌍근 전 대표가 신임 대표에게 거는 소박한 기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