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를 옷처럼 입고 다니며 에너지를 얻는 상상 속 기술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몸에 착용할 수 있는(웨어러블) 기기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넘어 과학기술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기술 선진국과 글로벌 기업은 앞다퉈 안경, 시계, 팔찌, 신발 등에 웨어러블 기술을 접목한 첨단 전자제품을 경쟁적으로 개발·양산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개발·상용화에는 기기를 동작할 수 있는 전력원 개발이 필수다. 웨어러블 특성상 이 전력원 또한 유연하고 내구성이 강하며 가벼워야 한다.
이를 위해 옷감 형태 태양전지 연구개발(R&D)이 활발하지만 상용화 사례는 아직까지 찾기 어렵다.
이동윤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세계 처음으로 직조물 구조의 섬유형 유연태양전지를 개발한 과학기술자다.
![[대한민국 과학자]이동윤 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 책임연구원](https://img.etnews.com/photonews/1511/738081_20151030143505_193_0001.jpg)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염료감응태양전지 개발을 시작으로 종이형 태양전지에 이어 최근 직조물 구조 태양전지 개발까지 유연태양전지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직조물 구조 섬유형 태양전지는 직조공정에서 섬유에 가해지는 마찰력과 장력 때문에 섬유 파손을 피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전기전도성에도 장애가 나타나지만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기술 개발이 답보상태였다.
이 연구원은 금속과 세라믹 섬유를 활용해 태양전지 전극 구조를 옷감처럼 베틀로 짜고 여기에 광전극과 염료를 프린팅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실제 옷감처럼 직조기로 태양전지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태양전지 섬유 제조에 적합한 직조기를 독자 개발해 금속섬유, 세라믹섬유, 천연섬유를 혼합한 다양한 형태 태양전지 섬유 제조를 가능하게 했다.
이동윤 연구원은 “KERI가 개발한 태양전지는 접어도 될 만큼 유연성이 높다. 기계적 내구성도 우수해 다양한 제품에 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지 에너지 변환효율이 5%대에 달해 빠른 시일 안에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은 섬유 직조구조를 활용한 첫 태양전지 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밀봉기술과 전해질기술, 효율 최적화 등 상품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럿 남았지만 핵심은 직조 태양전지 구현이었다.
이 연구원은 이 기술개발로 산업통상부가 R&D 지원 과제 중 기술 개발 및 사업화 성과 확산에 기여한 과제 수행자에게 주는 ‘이달의 산업기술상’ 신기술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 연구원은 “남아 있는 기술적 문제는 응용 범위에 따라 하나씩 연계해 해결해나갈 계획”이라며 “레저용 및 방산 분야에 우선 적용이 가능하고 건물일체형 태양전지 연구도 활발하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