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네트웍스 경영권 분쟁, 일진일퇴…경영권 방어했지만 M&A 위협 존재

동양네트웍스 경영권 분쟁이 일전일퇴를 거듭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시장에서 대거 주식을 매입, 최대주주에 올라선 티엔얼라이언스 반격에 맞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백기사로 내세운 동양네트웍스는 임시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티엔얼라이언스와 경영진 우호지분인 2대주주 KJ프리텍 간 6.74% 지분 차이가 있어 여전히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위협받고 있다.

김형겸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30일 서울 가든파이브툴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형겸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30일 서울 가든파이브툴관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동양네트웍스는 지난 30일 임시주총을 열고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네 건 모두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됐다. 기존 김형겸·이동원·김경남 사내·외 이사에 이기태 KJ프리텍 기타비상무이사 등 4명이 추가로 선임돼 사내·외이사 정족수 7명을 모두 채웠다. 추가 논의하기로 한 김병천 SGA시스템즈 대표 사내이사 추천건은 자동으로 소멸, 상정조차 못했다. 기존 정재훈·이창재·박광석 이사는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

선임된 기타비상무이사는 모두 60% 전후에 이르는 높은 찬성표를 받았다. 당초 경영권 백기사로 나선 KJ프리텍과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최대주주 티엔얼라이언스 간 지분차가 커 비상무이사 승인건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네트웍스 관계자는 “소액 주주와 거래처 법인 주주들 대상으로 최대한 위임장을 확보했다”며 “소액주주 등이 위임 할 정도로 SGA 등 티엔얼라이언스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티엔얼라이언스는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추천 사내이사 선임 건을 상정조차 못하자 당황한 분위기다. 티엔얼라이언스 최대 주주인 SGA는 주주총회 결과에 즉각적인 유감 표명했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최대주주로서 1명 이사만을 추천했지만 임시주총에 상정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동양네트웍스 경영진이 위임장 공개를 거부해 위임장 봉인을 검사인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KJ프리텍 추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으로 이사회는 경영진과 우호지분 관계자가 장악했다. 티엔얼라이언스가 최대주주라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해 실질적 경영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경영권 분쟁에 불씨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티엔얼라이언스는 여전히 최대주주로 언제나 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정관병경과 사내·외이사 해임과 선임을 요구할 수 있다.

SGA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뒤 향후 계획을 수립해 진행한다. 주주총회 대결에서 예상과 달리 2대 주주와 현 경영진에게 패함에 따라 새로운 전략을 마련,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사내이사 추천은 물론이고 추가 주식 매입과 다른 주주를 포섭, 우호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동양네트웍스 사업 추진은 여전히 한계가 있다. 강점을 지닌 금융 시스템통합(SI)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대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는 동양네트웍스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김형겸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이기태 삼성전자 전 부회장 등이 등기이사가 됐으니 다양한 신사업 모델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경영권 분쟁을 빨리 종식시키고 본격적인 신규사업 추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