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 APR1400, 첫 상용운전 허가…추가 수출길 열렸다

신고리 3,4호기 전경
신고리 3,4호기 전경

우리나라 수출형 원전 모델인 APR1400이 상용운전을 위한 첫 허가를 받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APR1400 모델이 적용된 신고리 원전 3호기 운영허가를 의결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내 가동에 들어가 날로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 원전시장 경쟁에서 설비 신뢰성을 입증해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고리 3호기 가동은 한국형 원전 추가 수출을 위해서도 중요한 걸음이다. 우리가 독자 설계한 원전모델이면서 우리나라 조차 가동치 않는 원전이라면 상대국이 신뢰를 가질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첫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완공 전에 한국내 가동이 실현되는 것이 두번째 수출을 따내는 필수관문이었던 셈이다.

신고리 3호기는 2007년 9월 전원개발실시계획을 승인받아 건설이 시작됐다. 2011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허가를 신청했고 4년 만에 허가가 났다. 상업운전 예상 시기는 내년 6월, 전원계획 승인부터 따지면 총 10년 만에 가동에 들어가는 셈이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APR1400 모델을 적용한 최초 원전인 만큼 초도품목 제작 지연, 공급사 품질성적서 위조에 따른 안전등급 케이블 전량 교체와 후쿠시마 사고 등으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4월엔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의 중 제너럴일렉트릭(GE)의 밸브플러그 리콜에 따라 의결이 연기되기도 했다.

원안위는 그간 제어봉위치전송기(RSPT) 기기검증 등 추가로 확인된 현안 사항과 재질적합성, 품질등급, 설계 개선에 따른 품질 문서 등 유사사례를 종합적으로 논의해 운영에 필요한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보고, 최종 운영허가를 내렸다.

한수원은 신고리 3호기 운영을 기점으로 해외 원전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건설과 시운전, 운영 경험 피드백을 통해 UAE 원전도 안전성을 높일 방침이다.

일정대로라면 신고리 3호기 APR1400은 세계 ‘제3세대’ 원전으로 평가되는 미국 AP1000, 프랑스 EPR 원전 등 경쟁모델에 비해 가장 앞서 연료를 장전한다. AP1000과 EPR 원전은 미국, 프랑스, 중국, 핀란드 등에 각각 8기, 4기가 건설 중이지만 최소 1년에서 10년 이상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중동지역 원전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할 수 있다. 여러 중동국가들이 전력부족 문제 해결책으로 UAE 원전 성공 여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APR1400 4기 수출을 통한 경제 파급효과는 직접효과 21조원(수주금 200억달러)과 국내 산업 생산유발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 약 34조원 등 총 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형 원전 APR1400, 첫 상용운전 허가…추가 수출길 열렸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원전 안전성과 품질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시운전시험과 후속공정을 완벽하게 추진 중”이라며 “신고리 3호기가 이른 시일내 상업운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PR1400= 한국 기술로 개발한 전기출력 1400㎿ 신형가압경수로다. 한국표준형원전(OPR1000) 설계·건설·운영과 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신기술을 도입해 안전성과 경제성·운전 및 정비 편의성을 높였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에 걸쳐 2346억원을 투입해 개발됐으며 2009년 12월 UAE에 수출한 원전 4기와 동일한 모델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전기 없이 작동하는 수소제거 설비 설치 등 안전성 강화를 위한 23건의 개선사항을 운영허가 취득 이전에 완료했다. 연간 약 104억㎾h(1기, 이용률 85% 기준)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총 발전량의 약 2%에 해당하는 추가 전력량을 확보하게 된다.

세계 3세대 원전 현황

자료:한국수력원자력

OPR100 대비 APR1400 설계 특성

자료:한국수력원자력

한국형 원전 APR1400, 첫 상용운전 허가…추가 수출길 열렸다

한국형 원전 APR1400, 첫 상용운전 허가…추가 수출길 열렸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