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3대 세목의 수입 순위가 변화할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부가가치세 수입이 올해 들어 소비 증가세 둔화로 소득세에 추월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기획재정부의 2015년 1~8월 세목별 수입 동향에 따르면 소득세가 41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세목별 수입 1위였던 부가세는 38조원으로 소득세에 밀렸고 법인세는 3위인 3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등으로 1년 전보다 19.5% 늘었지만 부가세는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전체로도 소득세가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세목이 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걷힐 소득세를 58조5000억원, 부가세를 56조3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전망대로라면 소득세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1위 세목이 된다.
1998년 소득세 수입은 17조2000억원으로 부가세(15조7000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부가세는 1999년 다시 수입 1위 세목에 복귀한 후 지난해까지 1위를 지켰다.
올해 들어 다시 발생한 소득세 수입의 부가세 추월은 경기부진에 따른 소비시장 침체 영향이 크다. 소득세도 경기 영향을 받지만 소득세 중 근로소득은 일정 기간 고정적이어서 경기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자영업자로부터 받는 종합소득세는 경기에 민감하지만 소득세에서 종합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부가세는 재화·서비스가 생산, 제공,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 부과돼 경기 침체로 생산과 거래가 줄어들면 바로 영향을 받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면서 최근 소득세 중 양도세 세수가 좋았다”며 “부가세는 수입이 줄면서 수입 부가세가 감소했고, 메르스 등으로 경기 회복이 더딘 영향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