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조원 이상의 매각가격이 예상되는 KDB대우증권 매각작업이 본격화됐다.
대우증권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2일 매각 예비입찰 마감결과를 발표하고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외에 대우증권 노조가 주축이 된 우리사주조합이 입찰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실사와 가격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대우증권 새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보유 대우증권 지분 43.0%에 해당하는 보통주 1억4048만주와 산은자산운용 지분 전량인 777만8956주를 묶어 일괄 매각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한 4곳 가운데 KB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3곳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KB금융지주는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증권 부문을 강화해 리딩뱅크를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이 취약한 증권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며 “대우증권 인수로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안정적 경영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기자본 7조원이 넘는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한다는 목적은 같지만 세부 움직임은 다르다.
퇴직연금 등 자산관리에 강점을 지닌 미래에셋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브로커리지·IB·리서치 분야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40%, IB 30%, 자산관리 30%로 각 사업분야의 고른 수익이 특징이다.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아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참여라기보다 1등을 굳히기 위한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자산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지난달 30일 기준 시가총액만 3조6264억원이다 산업은행 매각 지분 43%에 대한 시장가치는 1조6000억원에 달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가격은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이날 예비입찰 마감 후 은행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본입찰 적격자를 선정하고 예비실사와 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